매일신문

금리폭등따라 부익부 빈익빈 심화

돈 가치가 없는 시대라고들 한다. 그러나 IMF관리체제 이후 금리가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서민들에게는 돈가치의 위력이 새삼스러워지고있다.

특히 임금 삭감과 물가 폭등, 대출이자율 상승에 따라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현재 금융기관에서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수신 과당경쟁 여파로 연 20%%를 넘는 단기 고금리 상품이 속출하고있으며, 연 25%%짜리 초고금리 상품도 등장하고있다.

1억원을 20%%짜리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연간 지급되는 이자는 2천만원. 여기에 이자소득세(16.75%%)를 공제하더라도 1천6백55만원의 순수입이 떨어진다.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한달 평균1백37만9천3백33원. 웬만한 월급장이의 한달 평균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반대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쓴 이들에게는 치솟는 금리로 이자 상환부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에 피말리는 압박을 받고있다. 요즘 금융권의 연체 이자는 최고 연 27%%선. 5천만원을 빌려써 원리금을 이체했을 경우 이자만 월 1백12만5천원. 웬만한 월급장이들이라면 한달 벌어 이자갚는데 다 들어가야 하는 셈이어서 빚상환 불능에 따른 가계 파산이 속출하고있다.물가폭등과 급여삭감 등 이중고를 겪고있는 지금 금리 폭등으로 '돈이 돈을 벌고, 빚이 빚을 낳는' 희비가 교차되고있다. 대구은행 등 지역은행에 따르면 전체 예금주 중 1억원 이상 통장을 가진고액예금 고객은 불과 1%% 미만. 결국 IMF시대 절대다수의 서민들은 치솟는 금리에 피해자인셈이다.

최근 급여 20%%를 삭감당했다는 회사원 박모씨(37)은 "현금 3천만원만 있어도 은행에 맡기면 한달에 50만원 정도의 이자 수입이 생겨 급여삭감에 따른 고통도 덜할텐데"라며 고금리시대 돈없는서민의 설움을 털어놨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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