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직원의 상냥한 미소와 따뜻한 봉사정신이 IMF 한파 속에 꽁꽁 얼어붙은 주민들의 마음까지 녹였다. 한미은행 대구동지점 신천지타운출장소 추연욱 팀장(42).
추팀장이 부임한 것은 출장소 개소때인 95년 6월. 은행홍보와 주민봉사를 함께 할 수 없을까 한동안 고민하던 추팀장은 그해 10월부터 교통정리에 나섰다.
아파트단지 앞 큰길이 출근시간마다 상습체증을 빚어 주민들이 출근에 애먹는데 착안한 것. 지금까지 2년여. 날씨가 궂어도 중단한 적이 없다. 지난해 10월 신호체계가 바뀐 뒤에야 비로소 그는새벽 출근을 늦출 수 있었다.
추팀장은 쓸쓸한 주민들의 도우미 역할도 한다. 한 노인은 외로움병이 도지면 은행에 전화를 건다. 중풍을 앓기 시작한 뒤 노인의 가족들이 모두 떠나버렸던 것. 추팀장은 전화를 받으면 노인을찾아가 이야기 상대가 돼 준다. 보름에 한번씩 병원에 모셔가는 것도 그의 몫.이밖에 시간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각종 민원서류를 대신 떼어주고 택시잡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자신의 차를 빌려주기도 한다. 차를 잡지못한 급한 환자들도 찾아온다.
9일 오후 7시 30분 신천지타운 관리사무소에선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그간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주민들이 추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것. 추팀장은 "과분하다"며 겸연쩍어 했다. 그간 주민들이 추팀장의 선행에 감사하며 한미은행에 보낸 편지는 수십통에 이른다.
입주자 대표 임흥빈씨(70)는 "처음엔 단순히 은행에 저금 많이 하라고 그러는 줄 알았다"며 "추팀장 덕분에 주민들이 한미은행 홍보원이 됐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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