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교방침 이현여고생들 간절한 바람

"이 학교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대구의 마지막 산업체 부설학교인 이현여고 학생들의 소망이다. 학교를 운영해 온 (주)갑을방적이폐교를 결정한 상태라 일하며 배우려는 꿈이 깨질 위기에 놓인 것.

이 학교는 올해 신입생도 뽑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2월 폐교하려 했으나 대구시교육청의 반대로지금껏 대책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 학교 운영비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시교육청도 폐교는반대했지만 교육 정상화에 대한 대책이 없다.

교사들이 교육청에 지원을 수 차례 요청했지만 '예산부족'이란 말만 들어야 했다. 학생들은 회사측의 폐교 방침을 처음 들었을때 울음부터 터뜨렸다. 유일한 안식처가 없어지는 것이 실직 보다더 큰 고통.

3년 김영근양(19)은 "우리에겐 '일'보다 학교와 공부가 더 중요하다"며 "마지막 1년을 친구와 함께 공부하게 해달라"고 울먹였다.

재학생은 모두 1백68명. 지난 84년 문을 연 이 학교는 한때 학생수가 1천5백여명이나 됐지만 생산자동화, 제조업 기피 등으로 90년 이후 매년 학생이 줄었다. 교사는 8명. 지난해 4명이 떠나야했다.

학교측은 얼마전 경산의 한 학교로 학생들의 전학을 추진했으나 희망하는 학생이 단 1명도 없었다. 강원도 정선에서 일자리와 배움터를 찾아 이곳에 온 김명학양(19.3년)은 "전학은 직장과 학교중 하나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침통해 했다.

교사들도 폐교되면 갈 곳이 없다. 공립학교 특별채용 제도가 있지만 채용여부가 미지수. 배병찬교사(45)는 "교사들의 미래도 문제지만 남아 있는 학생은 반드시 졸업시켜야 한다"고 했다.〈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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