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銀 통화 풀어도 가계.기업 돈가뭄

시중 돈가뭄 현상이 극심하다. 한국은행에서는 시중 자금난 해소를 위해 사흘이 멀다하고자금을 풀고있으나 금융경색은 지난해 12월 IMF협상 이후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있다. 그렇다면 돈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현재의 돈가뭄은 IMF의 통화긴축 유지요구가 일차적 원인이다. 한국은행은 IMF와 본원통화(한국은행의 화폐발행액+지준예치금)를 5월말 기준으로 23조5천억원 이하로 합의한바 있다. 96년말 본원통화는 25조7천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본원통화는 이보다 훨씬 작은 18조~19조원밖에 안되는 극도의 긴축상태를 보이고있다. 우리는 IMF 요구보다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는셈이다. 이는 경기침체, 고금리, 은행들의 대출기피 때문이다.

은행은 신용이 부실한 기업에 대출문을 닫아놓고있으며, 신용이 우수한 우량기업은 고금리부담과 구조조정기 설비투자억제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쓰려고 하지 않고있다. 가계 자금도 대출이 거의 끊긴 상태여서 은행들이 조달한 자금을 대출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본원통화를 아무리 풀어도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지 않고있다. 반면 은행들의 콜(금융기관간 자금단기 차입)자금 여유는 많아지고있다. 시장원리대로라면 이같은 상황에서 콜금리는 현 수준(17%)에서 크게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IMF와 합의한 금리수준 유지를 위해 한은이 은행들의 여유자금을 RP(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해 흡수하는 통에 한은이 푼 돈 대부분이 한은으로 되돌아 오는 유례없는 일이 빚어지고있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시중에 모두 18조원을 풀었으나 이중 1조원만 기업에 대출되고 17조원은 한은에 다시 예치됐다.

자금이 금융권에서만 맴도는 딜레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대구지점 추흥식과장은 "금융경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하하고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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