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한국전쟁'이란 표현이 스스럼없이 쓰이더니 이제는 '6·25사변'이나 '6·25동란'이란 표현을 좀처럼 들을 수 없게 됐다.
'한국전쟁'이 'Korean War'를 번역한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수는 없는 일이지만,이 용어에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한국전쟁'은 우리의 관점에서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국 바깥 사람들의 관점에서 지어진 것이다.
한국전쟁이 있기 전 한국은 서양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들과 관계된 큰 전쟁이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제연합회원국들이 직접 관여하게 된 1950년 6월25일의 사건은 그들에게 한국을 각별하게 의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그들이 그 사건을 'Korean War'라고 부르는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남들이 부르는 대로 그 사건을 '한국전쟁'이라고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이것은 한국, 중국, 일본이 있는 지역을 서양에서 'Fareast'라고 부르니 우리도 '극동'이라고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왜 우리는 '극서'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는가?
다음으로, 우리나라엔 역사상 수많은 전쟁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전쟁'이라고 하면 엄격히볼때 어떤 전쟁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말은 단복수 구분을 중요시하지않기 때문에 '한국전쟁'이 듣기에 따라서는 '한국전쟁들'을 뜻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전쟁'이란 표현은 국제법상 국가와 국가 사이의 싸움이다. 그러나 한국은 통일역사가 1천년이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심정적으로 6·25를 '전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한국전쟁'이란 표현 대신 그전처럼 '6·25동란'이나 '6·25사변'이라고 하든가 아니면 '6·25전쟁'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충섭(매일신문인터넷투고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