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화제-수진이네 가족의 체험학습

24일 오후 늦게 대구 제2대봉교 아래 신천을 찾은 수진이네. 이날은 모처럼 일찍 퇴근한 아빠(44)도 동참했다. "아빠, 이 풀은 이름이 뭐예요?" "그건 '돼지풀'이란다". 대구 지봉초교 4학년.3학년인 수진(10) 수지(9) 자매는 신천 둔치를 거닐며 풀과 꽃들의 이름을 배웠다. 가다가 쓰레기를 보면 준비한 비닐봉지에 주워 담기도 했다.

수진이 자매는 엄마(36)와 함께 하는 '체험 학습'을 가장 즐거워 한다. 며칠전엔 엄마와 함께 난생 처음 '서울구경'도 했다. 자녀 교육에 억척인 엄마 권옥선씨 덕분에 이웃 혜정이네가족의 서울 친척집 방문에 따라 나선 것. 대신 며칠 후 울진의 수진이 외가에 갈 때 혜정이와 함께 가기로 했다. 두 딸에게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가 3일 동안 안내한곳은 덕수궁.국립박물관.전쟁기념관 등. 자매는 유적을 본 뒤 필요한 것은 메모도 했다.엄마는 또 방학 동안 두 딸과 대구의 유서깊은 곳을 두루 답사할 작정이다. 지난 겨울 방학때 애들과 함께 장애아동 시설인 애망원을 방문한 것은 뜻깊었던 체험. 수진이 자매는 처음엔 그곳 애들을 무서워 하더니 헤어질 땐 정이 들었는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곳을 다녀온 후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수진이는말했다. 작가가 꿈인 수진이는 다양한 체험 덕분에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도 여러번.엄마 권옥선씨의 자녀교육은 '때와 장소를 안 가린다'. 길가다 눈에 띄는 것은 모두 체험 학습장. 시장.공원.들판.바다.소방서.신문사…지난 3년 동안 발길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때문에 엄마는 방학 동안 아예 부업도 중단했다. "비싼 과외를 시킬 형편이 안돼 애들과함께 공부하는 길을 찾게 됐다"는 것이 동기. 그러나 이제는 "체험학습 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다"며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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