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문화엑스포축하 초청공연 오페라 '원효'

"한국 오페라 진면목 보여줄 터" "용서, 용서하와요. 제 뜨거운 사랑이 당신의 가사를 벗기었나이다. 오 그이가 오셨네. 중생을 위해 세상에 나오신 큰 이를 어찌 나혼자 모실까! "

원효를 향한 요석공주의 애틋한 사랑은 3막에서 절정에 달하고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던 요석공주와 마주한 원효.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내 비록 파계승 되어 나락에 떨어질지라도업연의 이 사슬 어이 할거나… 무애행의 심정을 노래하는 아리아가 이어진다.대구시립오페라단 연습실. 오는 9월18일부터 사흘동안 불국사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축하 초청공연 장일남 오페라 '원효'연습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공연장 시설정기점검으로 대구문예회관등 각 공연장이 이달 중순부터 한달여동안의 하한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립오페라단 연습실에는 문틈사이로 쉼없이 아리아가 흘러나온다.

4막 창작오페라 '원효'에 투입되는 가수, 오케스트라, 합창단및 스텝등 인원과 예산만도 총3백여명, 1억8천만원. 재정적, 기술적 어려움으로 야외오페라무대가 거의 이뤄지지않는 국내음악계 실정에서 이번 '원효'무대는 한국오페라사에 새로운 기록들을 남길 전망. 천년고찰불국사를 배경으로한 옥외무대에서부터 특수조명과 특수연기, 이동객석까지 완벽한 구성으로 우리의 오페라 제작역량을 세계인들에게 마음껏 펼쳐보인다는 각오다. 특히 막의 진행에따라 관객들이 좌석을 돌려 감상하는 다중무대도 이번 '원효'공연에서 처음 시도돼 눈길을끈다.

지난 71년 김자경오페라단에 의해 초연된 '원효'는 그동안 글로리아오페라단등이 몇차례 무대에 올렸지만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감각과 제작역량을 총동원해 만드는 이번 '원효'공연은 한국창작오페라의 부흥에 시금석이다. 또 서양 오페라작품에 밀려 거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창작오페라를 새롭게 부활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 국내음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제작을 지휘하고 있는 시립오페라단 김완준예술감독은 현재 공연세부실행계획이 마무리돼엑스포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조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며 경주를 찾는 모든 청중들에게 한국오페라의 진면목을 보여줄 생각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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