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스크린 쿼터제 논란

영화는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뉴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그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기 나라의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분위기는 영화산업이 갖는 중요성 때문임은 말할나위도 없다.우루과이라운드(UR) 서비스 협상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출범할 당시에도 유럽연합(EU)이 끝까지 미국과 협상을 벌인 끝에 영상산업 분야를 예외로 한다는 합의를 끌어냈던 사실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리영화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우리영화를 일정기간 의무상영하도록 한 '스크린 쿼터제'를폐지하자는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은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한 나라의 문화적 기반과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망각한 반문화적인 발상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같은 발언의 배경이 미국측의 압력 때문이라면 더욱 곤란하다. 우리영화는 87년자동차시장을 보호하는 대가로 내준 미국영화의 직배 허용 이후 급속히 무너져내렸다. 1백편을 상회하던 방화 제작이 96년 65편, 지난해는 59편으로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81년 38%에서 95년엔 20%로 떨어졌다. 올상반기에도 미 뮈된▒ 80% 정도차지하는 외화 수입이 1백19편이지만 방화는 고작 19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영화를 뿌리까지 뽑겠다는 발상에 다름아니다. 21세기에는 우주항공산업 다음으로 영상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도 하지만 영화는 한 국민의 고유한 정서와 정신, 문화가 담긴 종합예술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안된다. 지금 우리는 우리 영화를 지키고 키워야 할 때다. 그 중요한 장치가 바로 스크린 쿼터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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