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동주시인 日서 재조명 활발

광복절이 있는 8월이 오면 문득 생각나는 시인. 일제시대 저항시인 윤동주(尹東柱·1917-1945)가 '90년대들어 일본에서도 본격 조명되고 있다.

윤동주 추모모임이 결성되고 그의 시비가 모교에 세워졌는가 하면 시전집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이와함께 그의 대표작이 교과서에 수록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크리스찬문학가협회 김우규 회장에 따르면, 지난 92년 '윤동주를 생각하는 모임'에 이어'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이 94년 후쿠오카에서 결성돼 지금까지 20여 차례의 시낭송회를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쿠오카는 윤동주가 해방을 반년 앞두고 옥사한 후쿠오카 교도소가 있는 곳이다.

94년에는 윤동주의 시전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이부키 고(伊吹鄕)에 의해 번역·출간됐으며 소설가 송우혜씨의 '윤동주 평전'도 저자의 번역으로 일본에 소개됐다.일본패망 50주년이자 윤동주 타계50주기였던 95년은 그가 일본땅에서 부활하는해이기도 했다. 그중 최대의 화제는 그의 시비가 도시샤(同志社)대학 캠퍼스에 건립된 것. 도시샤 대학은 윤동주가 다녔던 모교로, 그의 기일에 세워진 시비에는 대표작 '서시'가 그의 친필과 일역문으로 음각돼 있다. 이 시비는 한반도를 바라보도록 건립됐고, 주변에는 무궁화와 진달래가 심어졌다.

'서시'가 치쿠마 쇼보가 발간한 고등학교 '현대문' 교과서에 수록된 것도 그해였다. 이 시는시인 이바라키 노리코가 쓴 윤동주의 시전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포함된 것으로, 모두 11쪽 분량으로 실렸다. 이와 함께 95년에는 일본 공영방송인 NHK TV가 '윤동주 특집'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윤동주 열기는 지금도 식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지난 96년 출간된 윤동주 평설집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일본 그리스도교단 출판국 펴냄)가 그 한 예. 일본의 윤동주 연구가들이 집필한 이 책에는 모리다 스스무(森田進)가 번역한 윤동주의 시 60여편도 함께 실려 있다.

윤동주의 평설집이 일본에서 나오기는 당시가 처음. 집필에는 극작가 다카도 가나메(高堂度)와 교토예술단기대학 기노시다 나가히로(木下長宏) 교수 등 6명의 일본인과 청구문고 대표한석희 씨 등 한국인이 참여했다. 이 평설집은 민예당이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지성인들이사랑하는 윤동주'라는 제목으로 최근 국내에서 번역·출간했다.

김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한일 개신교계 문학인들이 '한·일크리스찬기독자문학회'(공동회장 김원식·다카도 가나메)를 중심으로 윤동주 추도모임을 갖고 있다"면서 "그의 평설집 출간은 일본의 성실한 지성과 양심에 의해 윤동주 시인이 한국의 위대한 시인으로 조명받고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모리다 스스무씨도 이 책에서 "일본에는 현재 후쿠오카와 교토, 도쿄 등지에 윤동주 시인을추모하는 모임이 다수 있다"고 소개하고 "도시샤 그리스도교 학생회회원이었던 우지고 쓰요시(宇治鄕毅)를 중심으로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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