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만진씨가 상여를 타고 경남 창녕군 대합면의 선산으로 향하던 6일. 후배들이 오열하며 그를 따랐다.
대구지역 재야운동권의 '큰형'으로 불렸던 사람. 향년 60세.
선생은 젊은 시절 품었던 초심(初心)을 끝까지 관철하는 생애를 살았다.
영남대(당시 대구대) 총학생회장으로 처음 '역사속으로' 뛰어들었던 60년 4월혁명. 명암이교차했던 박정희 시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이르는 번영기와 위기의 IMF시대.한국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정씨는 급속한 근대화과정이 드리운 음지와 맞서며 생애의 막바지까지 자신의 '임무'에 소홀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투옥됐던 것이 3회. 61년 군사혁명재판, 64년의 1차 인민혁명당 사건, 74년 여정남씨 등 직속 후배 4명이 희생되고 자신은 20년의 투옥을 선고받았던 2차 인민혁명당 사건등에서다.
82년 형집행정지로 출옥한 정씨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의 조그만 야산을 개간, 복숭아와자두를 일구면서 지역의 재야운동권을 이끌었다.
그의 대학 후배인 이원배씨는 "원칙주의와 소탈성을 겸비한 선생은 항상 버스를 타고다니며 막걸리를 즐겼던 포용력있는 선배였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지난 4일 새벽 과수원으로 '출근'하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공산혁명을 획책한 이적단체라는 정부주장과 잔혹한 고문과 선고 다음날의 무리한 사형집행에서 보듯 정권의 조작극이라는 재야입장이 맞서 지금까지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2차 인민혁명당사건에 대한 재심소송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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