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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앗아간 경북북부 농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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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천지에 보이는 것은 물 뿐이었다. 가족 잃은 통곡이, 고향의 안부를 알려는 동동거림이있었지만, 모두가 물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망망한 내륙의 바다처럼.

상주. 무려 5백㎜를 넘는 비가 하룻새 쏟아져 내린 12일.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의 강우량을기록했다는 지난번 강화도 폭우와 거의 맞먹는 물이 하룻밤새 들이부어졌다.

그래서 이번 비에 상주에서만도 무려 1만여ha의 논밭이 물에 잠겨 버렸다. 상주 전체 논의절반을 넘는 면적. 강원도 논 면적의 1/3에 가깝고, 그렇게 피해가 컸다는 경기도 폭우 때잠긴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넓이다.

"4천만원을 투입하고 지난 4월부터 엄청난 공까지 들였는데… 이제 모두 허사가 됐습니다"포도밭 8백여평에 비닐하우스를 덮어씌워 보다 소득 높은 농사를 해 보겠다던 낙동면 이창수씨(48·내곡1리). 바라던 소득 3천만원과 투자액 등 7천만원이 하룻밤새 날아가 버렸다.수확을 불과 일주일도 안남겨 놓은 시점. 남은 것은 오직 빚 뿐.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동동거림은 보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안동시 풍천면 광덕·신성리 하우스 집단지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다 키워 놓은 하우스 수박·멜론을 건져 내고자 위험을 무릅쓰는 농민들로 숨이 찼다.

벼논은 가장 나쁜 시기에 흙탕물을 뒤집어 썼다. 이삭이 한창 올라오고 있거나 1/3 가량은이미 출수한 때여서 치명적이다. 다행히 12일 밤부터 물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으나, 13일중에 모두 빠진다 해도 수확량 피해는 최소 20% 전후에 이를 전망.

상황이 이에 이르자 "우리 고향은 어떻게 됐나?" "우리 선조 산소는 괜찮으냐"는 등 출향자들의 마음도 다급했다. 상주에선 상당수 지역의 전화까지 불통되자 대피·고립지역 등 가족 안부를 알려는 사람들이 시 재해대책 본부로 내달렸다.

〈상주·朴東植 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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