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의 '족집게 과외' 적발은 경제난국으로 주눅이 들어 있는 서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기업형 과외조직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학생들을 이들에게 소개한 서울 강남 일대의 현직 교사1백여명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학부모는 물론 입시학원과 현직교사 사이의 '검은커넥션'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단기 완성, 서울대 입학 가능' 등의 사탕발림에 현혹돼 소위 '족집게 과외'에 드는 돈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심지어는 고등학생 자녀 1인당 8천만원을 한꺼번에지불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1억원이 들어도 좋으니 아이 공부만 확실히 시켜 달라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적발된 학부모 가운데는 현직 국회의원, 국세청과 관세청의 전.현직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어 새 정부의 강도 높은 부패 공직자 척결방침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의 부패상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한다.
'족집게 과외'를 시키다가 경찰에 적발된 공직자나 부유층들은 대부분 IMF 체제 이후에도자녀들의 과외에 매달 거액을 동원했으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학부모 명단에는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강남 일대 부유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문제는 또다른 데도 있었다. 거액의 돈을 주고 자녀를 맡겼지만 정작 당초 약속된 '족집게강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학원의 원장이 대학생을 포함한 강사들에게 월 60만원 안팎의 수고비만 주고 나머지 돈은 모두 챙긴 '사기극'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학부모나 학생들은 불만이 있어도 학교 교사를 통해 소개받았기 때문에 내신성적에 불이익을 당할까 두렵고 신분이노출될까 우려돼 불평 한마디 못하는 분위기였다니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은 학생을 학원에 소개해준 현직교사.강사들을 확대 조사할 움직임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세무비리와 공직자의 부패가 횡행하고 있음이 드러난 만큼 진정한 사회 개혁을 위해서는철저한 진상 규명과 자금 출처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 공직들에 대해서는반드시 실명을 공개하고 과외비로 들어간 '검은 돈'의 실체를 밝혀 엄중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리라고 본다.
경제난국 극복과 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20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는 반드시 줄여야 한다.소수의 학생을 모아놓고 고액을 챙기는 변태적 과외행위인 '족집게 과외'는 이번을 계기로말끔히 척결돼야만 한다. 차제에 상례적 수준을 넘어서는 고액을 받는 학원강사나 현직교사,예체능 지도를 하는 대학교수의 과외지도 등도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특단의조치가 따라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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