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ㄱ호텔. 대구지역 특2급 호텔 3곳 중 하나인 이 호텔엔 한달에 4백명이 넘는 외국인이 투숙한다. 그러나 이 호텔 로비의 안내 데스크엔 대구를 알리는 홍보물이하나도 없다. 객실 및 부대시설을 자랑하는 호텔홍보책자와 신문들, 그리고 엉뚱하게도 '한국 관광의 메카-강원도'란 영문 홍보물이 눈에 띌 뿐이다. 호텔 직원은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투숙객들이 대구 관광 안내책자를 많이 요구하지만 시청에서 갖다주지 않아 나눠주지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면 가장 큰 수혜를 받게되는 호텔과 여행사 등 지역 관광업계는 대구를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한마디로 '손을 놓고 있다'는 표현이적절하다. 여행사들은 지역민을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관광보내는데 열을 올리고, 호텔들은유흥업소 등을 통해 돈을 긁어모으는데 치중했다. 반면 국내외 관광객을 대구에 유치하는데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2백80여개의 여행업체가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일반 여행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여행업체들은 자본금 5천만원~3억원 이하로 영세한 탓에 외국이나 다른 지역으로의 관광알선에 그치고 있다. 지역 소득의 역외유출과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을 제공하고, 관광산업 발전에 악영향만 끼친다는 지적이다.
여행업체들의 역할이 없다보니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만한 관광코스가 있어도 관광상품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화한 왜장 김충선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대구시 달성군 우록동 경우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이 1천명을 넘었으나 대부분은 대구에 들르지 않고 경주로 이동하고 말았다. 우록동을 정점으로 하는 지역 관광상품이 없기 때문.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지역 3개 여행업체중 일본에 지점이 있는 업체가 한 군데도없다. 결국 일본에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의 일반 여행업체가 우록동에 많은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 수입을 챙기는 형편.
대구지역 호텔은 모두 26곳. 특2급 3개, 1급 15개, 2급 6개, 3급 2개로 1천6백89객실을 갖추고 있다. IMF 이후 지역호텔 객실 이용률은 45%로 수익분기점 75%을 크게 밑돈다. 호텔들이 '빈사'상태에 빠진 것은 영세성에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영업전략 때문. 대구에서 가장 큰 호텔이래야 객실이 1백30여개에 불과하고 객실이 1백개 미만인 중소규모의 호텔이 22곳이나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호호텔을 제외하곤 대부분 호텔들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등한히 하고 있다. 여행업체와 제휴, 관광객 유치를 모색하는 호텔도 없다. 특화된 여행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생태관광, 문화유산관광 등 개별 여행자들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유스호스텔 등 중저가형 숙박시설이 미약한 것도 지역 숙박업계가 안고 있는 취약점이다.〈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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