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8년 9월1일 사전경고없는 다단계 로켓발사를 강행했다. 북한은 핵동결을 유지함으로써94년의 북미합의를 지켜왔으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해소를 약속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의회를장악한 공화당의 견제 속에서 표류해왔다. 지하건설공사를 들어 새로운 제재를 논의하기도 했고중유공급이나 식량지원에도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표면과 달리 내면적으로 혼란에빠져있었던 것이다. 북한의 로켓발사강행은 이런 교착상태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경고의 표시일수도 있다. 그간 위협해온 핵동결해제 대신에 미사일실험강행으로 그것을 표출한 셈이다.이 사태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반도에 군사적 신뢰구축장치를 포함하는 평화체제가 존재하지 않고 남북간은 물론이고 미일동맹과 중국이 여러가지 형태의 군비경쟁을 벌이는 조건에서는 언제든진행될 수 있는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강경한 대응을 외친 일본의 경우 자신은 이미 위성을 실어나를 수 있는 로켓인 Ⅱ-2라는 미사일을 20억달러를 들여 이미 개발했다. 이것은위성용이기도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는 다목적용으로 인정받고 있다.북한의 로켓실험은 그 바로 몇주전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의 미 대사관폭격에 대해 미국이 첨단미사일폭격으로 이를 응징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졌다. 클린턴행정부는 8월21일 아프가니스탄과 수단의 여러 목표물들을 동시에 집중폭격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생화학무기 제조공장이라고 주장하면서 폭격했으나 사실은 일반적인 제약회사공장으로 밝혀지고 있는 곳으로 많은 민간인희생자를 낸 수단의 한 장소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은 아라비아해와 홍해에 배치된 해군함대에서 토마호크미사일 70기를 발사했다. 이 토마호크미사일 각각은 1천파운드의 폭발물을 실은 채1천마일을 날아갈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 첨단위성유도장치를 내장한 뛰어난 정확성을 가진미사일이다.
한국은 박정희정권때 이미 독자적인 핵개발 뿐 아니라 미사일개발을 추진했다. 미국의 제약 때문에 실현하지 못했을 뿐이다. 오늘날 미사일개발은 첨단무기개발경쟁의 핵심이다. 미국, 일본, 중국등 주변 강대국들에 의하여 이미 개발이 주도되어왔고 또 미국은 수단 제약회사 폭격에서 드러나듯이 유일초강국의 지위에서 제3세계의 어떤 목표물에 대해서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미국은 동아시아에 대한 군사동맹과 해외주둔 군사력을 유지하고 전시주둔국지원체제등 유사시미국의 군사작전의 효율성제고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일본과 함께 전역미사일방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군비증강에 몰두해왔다. 남한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매년 첨단군사무기를 구입하여 전력현대화에 노력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역시 미사일능력확대에 주력해온 것이다.
한반도 군사정세에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 중 어느쪽도 한반도 군비통제를 추진한 적극적인 의사나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사문제의 이같은 방기(放棄), 그것은 현재 한반도 평화와통일정세의 가장 핵심적이고 커다란 공백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 개별적인 사안에대해서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또는 협상을 하겠지만, 그것을 한국에 대한 미국의무기판매형태에서의 근본적 변화를 포함한 한반도의 포괄적인 군비통제의 틀을 세우는 데는 소극적이다. 그럴수록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당연하지만 우리 자신의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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