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의 소설가 주제 사라마고(75)는 57세에 이르러 주목을 받기 시작한 대기만성형 작가.
국내에서는 그의 작품에 대한 번역본이 전혀 없고 국내 평론가와 학자들도 불과 3, 4년전부터 그이름을 알게 됐을 정도다.
1922년 수도 리스본 근교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용접공, 출판사 직원, 잡지사 기자, 유력 일간지 기자 등을 거쳐 70년대 후반에서야 작품 활동에 몰두,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25세였던 1947년에 문단에 데뷔했지만 생활고 등의 문제로 작품활동에 전념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인생역정은 그가 작품 세계에서 약한 자의 편에 서는 주요 요인이 됐다.
송필환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그는 포르투갈의 역사적 사실, 사건등을 현대적으로새롭게 조명해 현실 사회현상을 과감하게 비판하는 작가"이면서 "지배-피지배 계층의 갈등, 빈부의 격차 등을 다루면서 항상 소시민, 소외된 계층의 편에 섰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포르투갈의 토속적인 언어를 발굴, 적절히 구사하며 요령을 피우지 않는 사실주의적 문체가 특징"이라면서 "이도 그가 소외계층에 대한 이해가 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그의 이같은 입장에는 1940년대 포르투갈의 중심 사조를 이뤘던 신사실주의의 영향도 작용했다.그래서 그는 등단 이후 장기간 극우 독재자 안토니오 살라자르에 반대하는 공산주의자로 활동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함께 그는 인본주의를 바탕에 깔고 인간의 삶에 대한 강인하고 열정적인 부분을 포착하는데뛰어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규호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그는 어려운 인생살이에다 가톨릭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휴머니즘을 몸에 익혔으며 이를 작품속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내용에 있어서는 소외계층과 인본주의를 다루지만 그의 글을 이해하기란 쉽지않다.1960년대 프랑스의 누보르망 사조의 영향을 받아 소설 속에서의 대화부분을 따옴표 없이 그대로쓰고 오직 쉼표와 마침표 두가지만 사용하는 만큼 독자들은 화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고 글을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르투갈보다는 스페인과 프랑스 등에서 먼저 인정받기 시작했던 그는 이미 3년전부터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이제 포르투갈의 문학과 지성을 대표하는 거봉으로 성장했다.정교수는 "그는 96년부터 노벨문학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중의 한명으로 계속 거론됐으나 아깝게탈락했다"면서 "포르투갈과 서구에서는 그가 당연히 노벨문학상을받아야 한다는데 전혀 이견을보이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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