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중미태풍, 남의 일 아니다

근래들어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기상이변은 이제 더이상 이변(異變)이 아니라 정기적인 기후 변화로 정착된 느낌이다.

엘니뇨 현상으로 몸살을 앓던 '지구(地球)'는 숨쉴 틈도 없이 라니냐 현상으로 다시 바뀌어 지구곳곳이 연달아 강타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몇달 동안 남북미주(洲)와 아시아 일대에서 발생한 허리케인과 대홍수는 라니냐 현상, 다시말해 태평양 동부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지금 중앙 아메리카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허리케인 '미치'도 라니냐 현상에 따른것이란 얘기다.

엘니뇨에 잇따른 라니냐 현상으로 발생한 허리케인 '미치'의 인명 피해만도 5천여명이 넘는 대재앙이지만 인류는 기상이변에 속수무책인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형편이다.

인류는 자신들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의 결과 빚어진 대기교란으로 엘니뇨와 라니냐를 잇따라 겪을 수 밖에 없는 자가당착에 봉착했다고 할까.

그렇다고해서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촌을 포기할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변화협약 4차총회는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하는 모임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교토 총회에서 미국, 일본등 38개국을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으로 지정하면서 다행히 우리는 제외됐었지만 일부 선진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도 의무 감축국에 포함시켜야한다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3억5천3백만t으로 세계12위인 한국이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화석 연료의존도가 80%이상인 우리 여건을 감안한다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95년 수준으로 동결해도 2010년쯤 경제 성장률이 1%선 이하로 묶인다는 것이니 덮어놓고 일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만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더 늦기전에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환경기술을 개발, 선진국의 환경압력을 이겨내면서도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우리는 지구촌을 엄습하는 기상이변이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일로 깨닫고 대처해 나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상청의 기능을 보완하고 기상이변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갖추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 재난에 대비한 구난체계를 갖추는데도 신경써야할 것이다.경제성장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것을 보존하기위해서라도 지구촌을 엄습하는 기상이변을 눈여겨보고 대처할 지혜를 갖추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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