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거리이름

독일에서의 '괴테' '베에토벤', 이탈리아에서의 '엠마뉴엘 2세' '마르코', 헝가리에서의 '리스트' '칼빈', 폴란드에서의 '신케비츠' '요한 바오로 2세' 등등은 세계적인 위인이나 문학가, 철학가, 음악가, 왕들의 이름이지만 현재 유럽에서 사용되는 거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거리와 번지의 일목요연함 때문에 어느 도시에서든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주소만 주면 한번도 방황하지 않고 그대로 달려간다. 또한 많은 여행객들이 한 손에 지도를 펼쳐들고 안내원 없이 처음방문하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누빌 수도 있다.

이 지도가 있기에 콜택시 또한 잘 조직되어져 있다. 전화하면 10분내에 집앞에 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혹시 택시에서 물건을 두고 내리더라도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을 수가 있다. 이러한 제도의 존재 여부는 곧바로 관광산업의 성패와 직결되며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조건일 것이다.

내가 아는 바로는 우리나라도 88올림픽전에 도시구획정리 및 새로운 거리 명칭, 주소의 개편을심각하게 검토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도시의 급속한 팽창과 백년대계의 도시설계가 이전부터 이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방대한 작업량에 그만 손을 들고 말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이 작업이 언젠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되었을 때에는 우리도 이제 더이상 어디에 대략 몇층 높이의 무슨색 빌딩을 찾아서 몇번째 길에서 좌, 우회전하라는 등등의 길 안내에 식은땀을 흘리지 않아도 될 것이고, 우편물 배달이나, 시청 혹은 구청, 동사무소의 행정기능에 까지도 많은 우리말을 가져다 줄 것이다.또한 우리의 많은 훌륭한 선조들 이름을 자주 떠올리는 산 역사 공부가 후손들에게 거리 이름이나, 주소지 명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이승선〈계명대 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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