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정 체결후 어장 상실로 출어를 못하자 동해안 각 항구에 배들은 발이 묶여 있고 어판장은 텅 비어 있다.〈22일 경북 영덕군 강구항· 李埰根기자〉
신 한.일어업협정 발효 한달만인 22일, 이날부터 국내어선에게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내 조업이 처음 허용되자 영덕, 포항, 울진, 경주 등지 동해안 대게자망 어선 70여척이 일제히 출어에 나섰다. 우리정부가 중형기선 저인망 방식으로만 대게잡이를 해야 한다는 일본측의 요구에 무릎을 꿇어버려 대게 자망어선들은 일본 EEZ내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행여 EEZ 부근에서 새 어장이라도 찾을까 왕복 40시간 이상을 달려간 것.
일본 EEZ 밖인 오키군도 인근(동경 133도, 위도 36도57분) 남북 10마일 반경에는 이날 구룡포, 후포, 강구, 감포항에서 몰려온 34척의 자망어선들이 뒤섞여 투망장소를 찾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이 일대의 수심은 380m 이상으로 대게 서식에 적합한 수심 220~320m를 훨씬 초과, 대게가 잡힐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어민들은 조금이라도 얕은 곳에 그물을 치려 다투는 바람에 그물이 뒤엉키기도 했다.
5~6㎞에 걸쳐 그물을 친 영덕 강구항 소속 38t급 자망어선 오대호 선장 김동식(49)씨는 "일주일 뒤에나 대게가 잡힐까 기대하며 그물을 치는 어민들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해상보안청은 물론 수산청 까지 나서 경비를 펴며, 한국 어민들에게 한국말로 'EEZ로 들어오면 안된다'고 경고를 해댔지만"투망장소에서 대게황금 어장인 오키군도까지 거리를 레이더로 측정해보니 46.7 마일로 EEZ 기준인 35마일을 훨씬 초과해 의아했다"고 김선장은 전했다.
영덕군 강구항 소속 101주원호(선장 손봉악.29)는 일본이 요구하는 중형기선 저인망은 자망에 비해 대게어획량이 10분의1 밖에 되지않고 쿼터량도 자망어선 한척당 4t꼴인 연간 250t에 불과, 한번 출어에 2백만원에 이르는 조업경비 조차 건지기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곡창지대를 빼앗기고 황무지에 나앉은 형국입니다. 망망대해를 이리저리 쫓아다녀보지만 아무래도 새 어장은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손선장은 한숨 지었다.
일본 EEZ내 조업이 재개된 이날 어선 560척이 일본측으로 부터 입어 허가를 받았으나 그물 코가 맞지않고 규정이 까다로워 정작 EEZ 안으로 들어간 어선은 장어통발 등 10척에 불과했다.
〈영덕 鄭相浩기자.부산 李相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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