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26일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金大中)씨가 올해까지만 대통령을 하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파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임기말에 내각제개헌을 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김대중씨의 정치적 임기만료와 더불어 저는 국가를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을 본격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날 김전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정치권의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이는 내각제문제가 김전대통령 본인의 예상보다 빠르게 결론난 데 이어 여권이 신당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등 정계개편을 주도하고 나서자 더이상 정계복귀 수순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계복귀를 천명함에 따라 김전대통령 측은 지난 주 밝힌 민주산악회의 조기재건을 통한 독자적인 정치세력 구축과 총선전 신당창당이라는 정계복귀 수순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독재에 대한 투쟁으로 장기집권 음모를 저지하겠다"며 대DJP투쟁을 선언한 데 이어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의 기틀을 다시 만들려고 한다"며 신당창당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그의 이날 회견은 대부분을 김대통령의 내각제약속 파기 부분을 비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김대통령에 'DJ와 대결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는 김전대통령의 기본 인식을 그대로 투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전대통령이 대여투쟁의 집결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야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김전대통령과 한나라당간의 갈등도 첨예화할 전망이다. 이제껏 한나라당이나 이회창(李會昌)총재 측은 부산출신과 민주계 의원들을 배려해 김전대통령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김전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이상 주도권 다툼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내 민주계와 부산출신 의원들도 곧바로 민주산악회 참여여부부터 심각하게 갈등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총선을 앞두고 김전대통령이냐 한나라당이냐 선택해야하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김전대통령이 이날 신당창당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제게 남겨진 역사의 소명이자 의무"라며 정치재개를 선언함에 따라 21세기를 앞둔 정치권의 '후3김 시대 개막'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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