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레니엄 신세대(4)-계명대 댄스동아리 '비트'

"우리 부모님들이 신세대였던 70년대에는 장발과 미니 스커트가 유행했어요. 그때도 기성세대는 젊은 사람들의 파격적인 행동에 우려를 나타냈었죠" 힙합 청바지·헐렁한 면티·군화같은 신발 차림의 대학 1, 2학년 학생들. 소위 개성파 밀레니엄 신세대 30~40명이 오목조목 모여서 만든 계명대 댄스 동아리 비트(Beat).

비트는 회장을 맡고 있는 이성화(체육학과 2년)씨 부터가 요즘 신세대들의 한 전형인 염색머리 스타일이다. "왜 멀쩡한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였느냐"고 물으면 "좀 튀어보이려고 그랬다"고 답한다. '나만의 개성·나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신세대 의식의 대변이다.

블루블랙(Blue Black)으로 염색을 한 이정아(사회과학부 1년)씨도 "색깔이 좋아서, 예뻐 보일 것 같아서 머리염색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미장원에 가서 염색을 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탈색제를 구입해서 직접 머리손질을 하는 실속파 학생들도 많다고.

삐삐나 휴대폰을 소지하는 것은 필수이고, TV보다는 컴퓨터를 좋아하며 전화보다는 E메일 보내기에 더 익숙한 세대들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뿜어내기도 한다.

송철선(화학재료공학부 1년)씨는 "정보가 범람하는 사이버공간에서 각자의 구미에 맞는 정보를 적극 수용해 독립적인 사고와 비판능력을 길러간다"고 말한다.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추구한다. '짜장면 시키신 분'·'술익는 마을'·'똥집마당'등 개성있는 이름의 식당을 찾아 신세대 취향에 맞는 음식을 즐긴다.

남녀 구별없이 팔찌와 귀고리를 하고 다니며 멋과 개성을 자랑한다. 혼전순결 문제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머리염색 등을 들어 문화적인 주체성 상실을 우려하자 "지금은 꼭 우리것만 고집해서는 안 될 세계화 시대"라고 답한다. 자르면 죽는 줄로만 알았던 옛 선조들의 상투머리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신세대 학생들은 그러나 머리염색과 귀고리를 하고는 싶지만 부모의 반대와 부끄러움 때문에 자제하는 학생도 많다고 털어놓는다. 이재익(기초과학부 1년)씨는 "정치와 학생운동에는 관심이 없다"며 "고학년이 될수록 취업문제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자취생활을 하면서 부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신의 개성실현에 최고의 관심을 두지만 뜻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뭉치고 만나는 자율적인 연대감도 대단히 강하다고 한다.

"기성세대가 너무 컴퓨터에만 매달린다고 우려를 하지만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사회의 이슈가 되는 문제들까지 능동적으로 검색해 독립적인 사고와 비판적인 능력을 길러갑니다" 밀레니엄 신세대들이 새천년을 이끌어 갈 주역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한 학생은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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