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의 미국발언이 새로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총재가 김대중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규정짓고 또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대중적 지지를 노린 인가주의정책으로 비판했다. 그러자 즉각 청와대에서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왜곡, 모함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총재는 "민주투사로 알려진 김대중씨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지만 제왕적 대통령에 의한 인치가 지배하고 있다"면서 그 증거로 "권력은 청와대에 집중돼 대통령 한사람이 거의 전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좌지우지 하고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과 영향력도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한국경제의 조기회복은 한국근로자와 납세자· 소비자· 투자자 등의 정신력과 희생 덕분"이라고 단정했다. 그리고 "대중적 지지를 얻기위해 경기부양에 지나치게 의존, 금융 및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러한 일련의 정치행위를 보면서 우리 정치는 그야말로 변하지 않고 여전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에도 야당은 툭하면 박정희대통령의 경제치적에 대해 "노동자의 희생 덕분"이라고 평가절하 하더니 지금의 야당총재 역시 김대중대통령의 금융위기 극복을 "근로자· 납세자· 소비자· 투자자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것등이 그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본국에서 한 것보다 한톤이 높은 비판을 쏟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여당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이총재의 발언중에는 새겨 들어야 할 사안이 많다. 법치와 인치문제가 그렇고 대중적 지지를 노린 인기주의식 경제정책이 그렇다. 그런데도 여권의 비판은 외국에 나가서는 초당적이어야 한다는 원칙론까지는 좋았으나 "국내의 통일· 안보노력과 경제개혁등을 왜곡 모함하고 있다"는 식의 과잉반응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야당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비판하면 될 일이지 이를 모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토론을 외면하는 구태의연한 정치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점은 현정권 이전에는 별로 없었던 일로 이러한 일들이 바로 김대중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국내외 비치도록 하는 원인이라는 것을 여권은 깨달아야 한다. 외국신문에서 김대통령을 독재자로 보는 국민이 많다는 보도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신당발기인 문제점을 지적한 장기표신문명정책연구원장의 지적처럼 국민회의의 정치행위에는 비민주적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야당 역시 3김을 닮으려는가 하는 당내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을 보면 이 역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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