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0년 매일신춘문예 시·시조당선작-시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마지막 유배지-옥영숙

요양소 창살너머 처음 본 풍경은

잘 익은 밀 이삭이 황금바다에 고개 숙여

밀밭은 사자의 갈기로 떠도는 섬을 휘감았다

사이프러스는 촛불처럼 어둔 하늘을 뚫고

바람과 투쟁하는 목선을 띄운다

한치 밖 세상을 보며 죽음을 감지하고

산과 하늘 나무사이로 침묵하는 얼굴들

목마른 강물 한줄기 끌지오지 못한 채

지난날 소용돌이치던 야윈 세월을 포옹했다

그리움과 노여움이 부딪히는 햇살에

이 시간 가고나서 한 세월 밀려오면

고단한 삶을 씻어내고 쪽빛바다와 만나야지

해초처럼 파도에 밀려온 유배지에서

태어남도 죽음도 자유롭게 투망질하며

내 생을 노략질하던 항해에 돛을 올린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