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감독의 '거짓말'이 세번째 등급심의를 통과해 드디어(?) 8일 개봉됐다.
지난 7월 8일 1차 등급심의 신청에서 개봉까지 무려 6개월을 끌어온 '대장정' 끝에 이뤄진 것이다. 기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 시사회', 칸영화제 진출, 2차 등급 보류, 인터넷을 통한 칸영화제 출품 버전의 유포 등 우여곡절을 거쳐 드디어 '합법적'으로 관객에게 선 보이게 된 것.
지배와 피지배라는 원작의 배경이 사라진 채 'J'와 'Y'의 비이상적인 성행위에만 초점을 맞췄다면서 소설가 하재봉씨가 연극으로 만들어 '거짓말 파문'에 기름을 끼얹기도 했다.
'거짓말'은 확실히 한국영화의 '정도(正道)'를 벗어난 파격적인 영화다. 이미 '나쁜 영화'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장감독의 기행이 도를 더한다. 어느 곳 하나 시원하게 뚫린 곳 없는 우리 사회에 장감독은 능청스럽게도 '첫째 구멍''둘째 구멍'등 원작에도 없는 중간 제목을 붙여 취중 진담같은 비아냥을 늘어놓는다.
동대구역, 수성못 등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배경으로 성의 노출구만 찾는 단조로운 구성이 흠이다. 그러나 '우묵배미의 사랑''너에게 나를 보낸다''꽃잎'등 늘 선명한 주제의식을 보여준 장감독의 전력을 감안하면 영화속 메시지는 여전히 예사롭지 않다.
몇 차례에 걸친 등급보류에 음성적으로 많이 유포됐기 때문에 과연 흥행이 될까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개봉된 버전은 세 번에 걸친 '손질'로 처음 버전에서 약 15분이 삭제돼 100분을 겨우 맞추었다.
Y의 신분이 고등학생임을 알리는 장면이 대부분 잘렸다.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 학교 화장실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마조히즘(피학)의 상처를 보여주는 장면 등이 사라졌다. 또 성기나 욕설이 들어간 대사 일부도 지워졌다. 오리지널 '거짓말'의 직설적인 메시지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래서 흥행의 뇌관이 제거되고 말았다는 한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몰아친 '거짓말 파문'과 음성적으로 유포됐다고는 하나 관객의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 있어 흥행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18세 관람가. (8일 만경관 개봉)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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