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외국의 패션전문 정보지를 보면 연일 프랑스의 비지니스맨인 베르나르 아르노라는 사람에 대한 기사가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1984년 크리스찬 디오르사(社)를 시작으로 루이 뷔통, 모엘 헨네씨 등을 매입하여 그룹의 이름을 LVMH로 하였다. 그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지방시, 라크로와, 겐조, 쎄린느, 로에베, 게르렝, 타그 호이어, 쇼메 등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의상, 액세서리, 향수, 화장품, 시계, 샴페인, 꼬냑, 백화점 등을 망라하는 사치품 산업의 황제가 됐다.
또한 지난 해 말에는 모피의류와 핸드백 등으로 유명한 이태리의 펜디를 프라다의 베르뗄리와 공동으로 매입했는가 하면 구치의 매입을 둘러싸고 삐노라는 또다른 프랑스의 M&A(기업합병) 귀재와의 불화가 가십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프라다의 베르뗄리는 헬무트 랑, 질 센더 등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사들이고 구치사는 프랑스의 대표적 패션 브랜드의 하나인 이브 생 로랑사를 매입하는 등 유럽에서는 지금 M&A가 무섭게 진행되어 패션산업의 지각변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위에 언급한 3인의 M&A 귀재들의 공통점은 브랜드의 위력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며, 패션시장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믿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에게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판 오너 디자이너들의 공통점은 이들 새 매입자들이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지켜주면서도 현재보다 더욱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 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비지니스맨과 디자이너가 힘을 합해 네임게임(name game)에서 이기자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였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패션 브랜드에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힘과 돈과 시간을 공동으로 투자하여 그 과실을 정당하게 나누는 일에 매우 서툰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새로운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기존의 디자이너들과 자본가와 패션경영인이 협력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슬기로운 일이 아닐까? 그 길이 글로벌화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대구이기에 이런 글을 써보았다. 김희.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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