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득근.이두수.임만진씨-불우이웃돕기

"소년.소녀가장들의 가정형편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무엇이든지 도와 주어야 되겠다는 마음밖에 생기지 않습니다"

영덕읍내에 살고 있는 60,70대노인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 지난 24, 25일 이틀간 9개 읍.면을 순회하며 초.중.고교생 소년.소녀가장 40명에게 20kg짜리 쌀 한포대씩을 직접 짊어지고 전달했다.

주인공은 이득근(65.건설업), 이두수(72.태화고무 대리점주인), 임만진(65)씨 등 3명.

25일 오후 영덕읍 덕곡리 골목길에서 만난 3명의 노인들은 소형 포터트럭에서 쌀을 메고 70대 조모와 함께 사는 한 소년가장의 집을 방문하고 있었다.

전날 북부지역 4개면에 이어 이날 나머지 남부지역 5개 읍.면의 소년.소녀가장들의 집을 찾은 것. 이들은 영덕교육청에서 받은 명단과 주소로 하루종일 수소문해 가며 소년.소녀 가장들을 찾아 다녔다. 직접 이들의 생활상을 보고 격려와 함께 어려움을 이기고 꿋꿋하게 자랄 수 있는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싶은 마음에 손쉬운 기탁보다는 직접 배달하는 길을 택한 것.

"가정을 방문해 열심히 살아달라고 건네는 당부의 말에 마음으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어 추위에도 불구, 힘든 줄을 모르겠다"고 한다. 무거운 쌀가마를 옮기는 이들의 이마엔 추위에 아랑곳 없이 땀방울이 맺혔고 따뜻한 마음은 쌀쌀한 겨울날씨도 녹였다.

이들은 8년전 장학회 설립을 목적으로 매달 10만원씩 적립해 온 기금으로 소년.소녀가장돕기에 나섰다.

이두수씨는 "대부분 노동력이 없는 노모와 살거나 이웃집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이들의 3분의2 정도는 어머니가 남편의 병환등 어려운 가정살림을 못이겨 가출한 가정"이라며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집나간 어머니가)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98년엔 관내 불우노인 30가구에 쌀 한포대씩을 전달하고 결식아동돕기에도 적극 나선 이들은 모아둔 기금은 모두 사회복지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영덕.鄭相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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