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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방학때 해외봉사단장의 직책으로 전국의 자원봉사 대학생 및 의료진 40여명과 함께 러시아 연해주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온 적이 있다. 연해주는 7세기말부터 발해가 지배한 이래 여러 민족의 지배를 거쳐 19세기 후반부터 러시아의 지배로 넘어간 땅이다. 한반도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3이라는 광활한 영토이지만 아직 개발이 안되어 목초지가 그대로 남아 사방에 지평선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려인으로 불리는 우리 동포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1937년 구(舊) 소련의 강제이주 조치에 의하여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강제로 끌려갔다가 소련의 해체로 다시 이곳으로 쫓겨왔다. 그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겨우 살아 돌아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제공된 것은 종전의 군(軍) 막사용 건물과 약간의 경작지 뿐이었다. 건물의 벽과 바닥은 다 허물어지고 유리창과 출입문은 파손되어 마치 유령의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을 가졌다. 수도와 전기, 난방시설도 아예 없거나 고장 나 있어 도저히 기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몸이 아파도 치료는 물론 약하나 구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가장 큰 아픔은 그들을 보살펴줄 조국이 없다는 것이었다.여러 지역의 고려인 마을을 찾아 의료.이발.주택보수.우리문화 알리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조국의 존재와 끈끈한 동포의 정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헤어질 때는 아리랑을 부르며 서로 얼싸안고 울기도 하였다. 그런데 얼마전 탈북주민 7명이 이곳을 살만한 곳이라고 찾아 숨어들었다가 붙들려 중국으로, 다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었다. 그들 앞에는 연해주 고려인의 아픔보다 더 무서운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삶을 향하여 절규하는 그들에게 동포의 정을 나눌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김영조.영진전문대 교수.사회봉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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