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중고생 '조기 유학' 학부모 선택 고심

조기유학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올 3월부터 초중고생에 대한 유학이 전면 자유화됨에 따라 대구시내 유학원 등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유학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말 정부의 발표이후 조기유학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면서 "하루에 몇차례씩 문의전화가 걸려오거나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기유학 열풍은 "영어를 못하면 살아남을수 없다"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영어를 배우려면 아예 외국에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대구시 수성구의 일부 유명 외국어학원, 일부 유학원 등의 단기 외국연수에 수많은 초교생들이 몰려드는 것도 영어붐과 무관치 않다. 이들 학원 등에는 300만원 안팎의 경비를 받고 호주 등으로 1~3주의 연수를 보내고 있지만, '성과없는 관광성 연수'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어린 자녀를 단기유학시킨 뒤 다시 국내학교로 복귀시키려는 부모도 있다. 김모(38.여.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장기유학을 하면 아이들의 관리가 어려워 국교 3년생인 딸아이를 미국에 1년정도 전학시켜 영어를 자연스레 익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조기유학 실효성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6년 중 2년생 딸을 미국에 유학보낸 김모(43.여)씨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가 싫어 조기유학을 보냈다"면서 "영어가 다소 처지긴 하지만 공부도 상위권이고 적응을 잘해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유로운 생활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권할 만하다고 했다.

3년전 아들을 호주로 유학보낸 박모(45.여)씨는 "고3 아이가 내년에 시드니대학에 진학하면 영주권까지 얻게 된다"면서 "나중에 귀국해 한국에서 무엇이든 할수 있을 것 같아 무척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졸업후 3년동안 미국유학을 했던 한 교수는 "철없는 나이에 유학온 아이들이 탈선하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봤다"면서 "부모들의 욕심이 아이들의 장래까지 망쳐놓은 경우"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절반가까운 학생들이 실패를 한다"면서 '절반의 성공'을 위해 모험을 걸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고 했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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