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또 뭐가 무너질지 불안하다

지하철 2호선 공사장 붕괴사고가 난지 10여일만에 이번엔 생각지도 못한 비산 지하도의 균열현상이 불거져 대구시 당국의 안전관리에 근원적인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비산 지하도의 균열현상도 시민의 신고에 의해 밝혀져 응급복구에 나섰으니 그나마 다행이었지 그냥 지나쳐 버렸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지난번 지하철 2호선 붕괴사고도 택시운전사의 끈질긴 신고가 있었는데도 이를 제때에 처리하지 못해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다. '시민신고'가 없으면 대구시내 각종 시설물의 안전문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는 점에서 우선 대구시 당국의 맹성을 촉구하지 않을수 없다. 더욱 기가 찬 것은 이번 사고가 난 비산 지하도는 지난 98년 균열이 발견돼 안전진단을 거쳐 복구공사까지 마쳤는데도 '불씨'는 여전히 남겨뒀다는 사실이다. 이건 경위야 어떠하든 안전문제를 진단하는 기술진에 근원적인 문제가 있고 그를 감독하는 대구시 행정의 부실을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대구 시내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각종 시설물이 과연 대구시민들이 믿을수 있느냐는 근원적인 문제에 봉착,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안전문제에 관한한 대구시민들은 특별한 '불안 정서'를 가지고 있다. 전무후무한 지하철 1호선의 상인동 대폭발 참사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하고도, 또 그뒤에 수많은 대책들이 강구됐는데도 불구하고 지하철 복공판이 내려앉고 지하도 균열로 자칫 그 위를 지나는 열차 전복사고까지 날뻔한 '안전사각지'를 남겨뒀다는건 대구시의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려도 크게 뚫렸다는 설명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이번에 균열 현상이 발견된 비산 지하도의 관리관할을 보면 도로 자체는 도로과, 상수관은 상수도본부, 균열은 시설안전관리사업소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또 지하도는 대구시, 그 위의 철길은 철도청으로 2원화 돼 있다. 책임 문제가 불거지면 서로 관할문제로 시비하기 안성맞춤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또 이렇게 관리가 제각각이니 평소 안전관리에도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이 문제의 총체적 본질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대구시 당국은 차제에 이 안전문제를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점검, 보수, 관리하는 실질적 대책마련이 급선무임을 우선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지하도만 챙길게 아니라 해빙기도 곧 닥치기에 신천대로의 양쪽 도로에서부터 낡은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시설물 점검을 한 후 문제가 있으면 즉각 시정 조치토록 '안전 관리'에 시정의 최우선을 두기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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