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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종말론'사기는 종말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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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세기 새 천년은 지식정보를 바탕으로 한 사회라지만 우리사회의 한쪽은 연초부터 시계바늘이 거꾸로 도는 듯 하다. 대출사기 종교단체 '천존회'사건은 지금까지 사이비종교가 대체로 노동자, 행상 등 사회저변의 계층을 상대로 했던 것과는 달리 변호사,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이 빠져든데서 우리사회의 정신적 이상징후를 느끼게 한다. 화이트 칼라 계층에서 신지식·신기술 시대의 도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케케묵은 종말론에 말려 패가망신했다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종말론으로 이전부터 많은 반인륜적 사이비종교들이 숱한 광신도들에 피해를 주었고 특히 90년대들어 여러차례 이른바 휴거소동을 일으켜 그 허무맹랑함이 입증된 바 있다. 90년대에 이같은 현상이 심했던 것은 노스트라다무스의 99년7월 종말론, 세기말이란 시기성과 각종 기상이변, Y2K재난 등에 겹쳐 우리나라를 비롯 경제위기가 휩쓸었던 것이 그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2000년은 그러한 예언을 비웃듯 재난, 위기를 벗어나면서 새로운 활력이 솟아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감지했을 법한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맞보증을 통한 거액 사기대출로 피해를 입고 자살하는 신도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새로운 병리현상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교주 모행룡이 구속되는 사태에도 상당수의 신도들이 여전히 맹신하고 있다는 것은 기가 막히는 일이다. 95년 일본전역을 독가스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옴진리교사건에 숱한 일본의 엘리트들이 맹신도로 가담했던 사실이 이제 이웃 나라의 얘기가 아닌 것 같다. 당시 종교학자들은 현대사회의 배금주의, 스트레스, 가치관의 붕괴, 기성종단의 오염 등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천존회 사기사건도 우리 사회의 그같은 배경이 토양을 이루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정신적 자정(自淨)운동이 절박하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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