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의원 3차 체포 시도 안팎

검찰은 13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에 대한 3차 체포 시도를 앞두고 휴일도 잊은 채 긴박하게 움직였다.

서울지검 임휘윤(任彙潤) 검사장 등 서울지검 지휘부도 12일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의 문책인사 발표로 침통한 표정이었지만 이날 오후 3차 집행을 위해 공안1부검사들을 독려했다.

또한 문책인사에 따른 일선 검사들의 동요가 있을 지 모른다는 일부의 우려에 따라 14일 검사들이 출근하면 이번 인사배경 등에 관해 소상하게 설명하도록 중간간부들에게 구두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검사장은 이날 오후 1시께 출근한 직후 정상명(鄭相明) 1차장검사 직무대리로부터 12일 밤과 이날 오전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공안1부 검사들을 직접 검사장실로 불러 상황을 하나하나 체크했다.

검사장실에서는 임 검사장이 "○○ 검사는 출근했느냐"고 확인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기도 했다.

임 검사장은 오후 3시께 대책회의를 마치고 3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도록 지시, 서울지검 공안1부 조상수(趙祥洙) 검사 등이 한나라당 당사로 출발했다.

이에앞서 전날까지만 해도 "아직까지 상황 파악이 안돼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던 정 차장검사도 이날 임성덕(林成德) 부부장검사 등 공안1부 검사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정 의원 체포를 독려했다.

반면 대검은 이날 정현태(鄭現太) 공안기획관만 출근, 간간이 상황을 체크할 뿐 외견상으로는 한산한 모습이었으나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과 김각영(金珏泳) 대검공안부장 등 수뇌부는 외부에서 수시로 서울지검 상황을 체크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후 여론의 향배가 정 의원 체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보고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임 검사장과 정 차장 등 지휘부는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만큼 한나라당내부에서도 여러가지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이날 오후 예정된 한나라당 이회창(李會昌)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박만(朴滿) 공안1부장 직무대리는 이날 '정 의원 체포 작전의 불법성 논란'과 관련, "관련 법 조항 자체가 방탄국회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다소 미비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체포영장이 발부된 만큼 계속 체포 시도를 하고 15일 이후 임시국회가 열려도 적법절차를 밟아 체포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정 의원 체포 실패에 따른 문책인사로 서울고검으로 전보조치된 임승관(林承寬) 전 1차장검사와 정병욱(丁炳旭) 전 공안1부장은 이날 핸드폰을 서울지검사무실에 그대로 놔둔 채 오후 늦게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12일 당사를 찾아왔던 서울지검 공안1부 소속 조상수.박준선검사와 검찰수사관5명 등 7명은 13일 오후 3시53분께 한나라당사에 도착했지만, 한나라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당사 현관 정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정의원 체포영장 집행요청에 불응했다.

조검사 등은 봉쇄된 당사 정문앞에서 "영잡 집행하러 왔으니 문을 열어 달라"고 몇 차례 외쳤으나 당측으로부터 전혀 반응이 없자 10분만에 승용차를 타고 당사를 떠나 대책을 논의한뒤 오후 4시35분께 다시 당사로 찾아와 계속 협조를 요청했다박검사는 "한나라당 하순봉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월요일 당직자회의후 입장을 얘기해주겠다고 하더라"고 한나라당과 접촉내용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정의원과도 통화를 했으나 상소리만 들었다"고 말해 정의원이 체포영장집행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음을 전했다.

검찰은 당의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자 당사 현관 유리문에 정의원 체포영장표지를 갖다붙여 당 관계자들에게 보이며 적법 절차임을 부각하며 당측을 계속 압박했다.

이날 한나라당사 현관 로비에는 상경한 정의원의 부산 북.강서갑 지구당원 50명을 비롯, 한나라당 당직자 150여명이 사무집기 등으로 현관을 막은 채 농성을 벌이며 검찰의 진입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