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이 12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 체포작전 실패에 대한 지휘책임을 물어 서울지검 임휘윤(任彙潤) 검사장에게 엄중경고 조치하고 임승관(林承寬) 1차장과 정병욱(丁炳旭) 공안1부장을 서울고검으로 전보조치하자 검찰 조직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서울지검 일부 검사들은 이날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이같은 급보를 전해듣고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원인 제공자인 정 의원에 대한 강제구인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1일 밤 1차 체포작전이 무산된 후 향후 대책을 숙의하느라 밤을 꼬박 샌 임 차장은 기자들을 통해 인사내용을 전해 듣고 애써 태연하려 했지만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인사가 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고검으로 가게 됐으니 짐을 싸야겠다"며 담담하게 말했으나 토요일 오후의 느닷없는 문책인사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정 공안1부장도 부하 검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8개월 남짓 근무해 온 집무실을 마지막으로 나서면서 "서운하기보다는 골치 아픈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떠넘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정 의원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를 기다리다 인사내용을 전해들은 공안1부 검사들은 자신들이 정 의원의 꾀에 속아 넘어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이렇게 됐다며 침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공권력 집행 실패에 따른 것임을 부각시켜 공권력 도전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방침을 대내외에 천명하겠다는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사태가 해결되기도 전에 이뤄져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라며 정 의원에 대한 강경대응 입장을 표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소장검사들은 "현역 의원을, 그것도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막무가내로 '따(연행해)'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 수사지휘부를 문책한 것은 심한 것 아니냐"며 검찰 수뇌부를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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