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철 '천억대 송사' 휘말릴 듯

백사장 유실 등 환경 황폐화에 따른 상권쇠퇴로 생계에 큰 타격을 받게 된 포항시 송도동 일부 주민들이 15일 오후 포항제철 본사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들어가면서법정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여 파문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이 가해 당사자로 포철을 지목하게 된 것은 포항제철소 건설로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 유실이 가속화됐다는 용역결과가 나오면서부터. (본지 99년 12월15일자 26면 보도)

주민들은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총 피해규모를 1천억원 정도로 추산, 포철측을 상대로 보상문제 논의를 위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포철측은 "이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법절차를 거쳐야할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포항시 사상 최대 규모의 송사(訟事)가 예고되고 있다.

▲주민들의 주장=140여가구 주민들로 구성된 피해보상대책위는 "과거 남한 최고로 꼽히던 송도해수욕장은 지난 68년 이후 포철의 앞바다 준설과 해상투기장 건설 등으로 인해 백사장이 유실되고 수질이 급격히 악화, 상권이 위축되면서 버림받은 바다가 됐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백사장 유실원인 조사를 벌인 한동대 환경연구소가 지난 연말 연구결과 중간발표를 통해 해수욕장 황폐화의 주 원인제공자로 포항제철소를 지목하자 포철측에 보상협상 개시를 요구하고 있는 것.

공식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주민들이 내놓은 피해규모는 1천억원 가량. 15.16일 양일간 포철본사 시위 후에도 진전이 없으면 이달말쯤 서울 포스코센터 원정시위까지 계획해놓고 있다. 주민들은 이와함께 최근 변호사를 선임, 소송준비에 들어갔으나 소송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쪽에 중심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포철측 입장=기본적으로 포철은 소송을 통하지 않고는 송도문제 해결방안이 없다는 시각이다. 오는 6월로 예정된 한동대의 백사장 유실원인 최종 보고서가 나오고, 포철이 상당한 원인제공을 한 것으로 나오면 보상에는 응한다는 방침.

다만 현재 주민들이 내놓은 피해액 1천억원의 근거가 미약하고 포철의 보상범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단행동이나 협상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며 해결책은 소송 뿐이라는 입장이다.

▲향후전망=주민들은 우선 포철측에 협상을 요구한뒤 해결책 제시가 없을 경우 소송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음달쯤으로 예상되는 소송제기와 공판기일 확정 등을 계산할 경우 양측간 본격적인 법정대결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으로 예상된다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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