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전직대통령 오찬

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남북정상회담개최의 배경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1시간 30여분 동안 계속된 오찬에서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교적 많은 얘기를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다음은 대화내용.

▲전두환 전 대통령=오늘 고향에 가려고 했는데 점심이 있다고 해서 왔다. 고향의 소들이 아파 구제역으로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아니라고 하더라. 정상회담을 축하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노 전 대통령=세월이 흐르면 변하지 않는 것도 변하는데 북한도 안 변할 듯 안 변할 듯 하면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김 대통령=북한이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결국 남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노 전 대통령=전두환 대통령 때나 내가 재임할 당시나 남북문제를 추진할 때는 북한이 항시 조건을 달아서 잘 진전이 안됐다. 지금도 국민의 뇌리 속에는 북한이 이번에 왜 조건이 달지 않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잘 홍보해야 한다.

▲전 전 대통령=50년만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갖는 것만으로도 민족의 영광이자 희망이다.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고 할 수 없는 것은 또 하지말아야 한다. 50년 이상 대결해 왔는데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노 전 대통령=내가 재임시 서동권 안기부장이 김일성 주석을 만났는데 공직자로는 유일했다. 김정일은 실용주의자인 것 같다.

▲최규하 전 대통령=정상회담 절차문제를 잘 챙겨봐야 한다.

▲전 전 대통령=우리 국민은 북한에 대해 불신감이 높다. 정상회담은 민족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로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했는 지를 유념하면서 대응하길 바란다.▲김 대통령=이번 정상회담은 베를린선언의 틀속에서 논의가 될 것이다. 북한의 SOC투자에 대해서는 국제금융기관과 외국들도 관심이 많다. 이산가족문제도 실질적으로 논의가 되도록 하겠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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