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분쟁 현장-북 아일랜드 무르익는 평화

◈英과 자치정부 재건 합의

2년 전 역사적 분쟁 종식 국면에 진입했다 올 초 실패했던 북아일랜드 문제가 또한번 해결의 기회를 맞고 있다. IRA(아일랜드 공화군)가 6일 무기고 정기 사찰을 받아 들이겠다고 발표한 것.

북아일랜드 분쟁은 1998년 평화협정 체결로 분기점을 만드는가 싶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그 약속은 결국 지킬 수 없는 것임이 드러나는 것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평화협정에 따라 작년 11월 '공동 자치정부' 수립까지 합의했지만, 합의 조건들이 당사자들 모두의 내부 반발에 부닥쳤던 것. 일이 이렇게 되자 영국정부는 그 '자치정부'에 이양했던 통치권을 작년 12월에 되거둬 가버렸다.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분쟁의 출발점은 영국 지배 지자측과, 독립 요구자 측의 충돌이다. 전자의 정치 세력은 신교파 얼스터 연합당. 독립 요구측은 구교파로, 그 정치세력은 신페인당이고, 준군사 조직인 IRA를 갖고 있다.

이 두 세력이 작년 11월 '공동 자치정부' 수립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각료 중에 신페인당 2명을 포함시키는데 얼스터연합당이 동의하고, 그 대신 IRA는 무장을 해제키로 했던 덕분.

그러나 양측 지도부의 이같은 합의는 모두 강력한 내부 반발에 부딪혀 깨졌다. 얼스터측 당수는 그 후 겨우 지위나 보전하는데 그쳐야 할 정도로 지도력이 쇠약해져 버렸다. 당내 반발세력은 IRA의 무장해제가 선행돼야 그들과 협력할 수 있다고 버텼다.

신페인당 지도부도 "무장해제는 독립 포기와 같다"는 강경세력의 반발에 부딪혔다. 강경파는 시한인 지난 2월이 돼도 약속과 달리 무기 포기를 거부하고 협상에서 철수해 버렸다.

이런 가운데 6일 IRA가 무기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까지 나서서 환영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도 절충안 정도에 그친 것. 지난번 합의와 달리 무기를 감시기구에 넘겨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공인 감시자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사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눈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신교측 얼스터연합당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의문의 여지가 아직은 남았다"는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당내 강경세력들도 오는 20일 있을 당 총회에서 거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 2주년이 되는 오는 22일에는 '공동 자치정부'가 재건돼, 북아일랜드의 평화 정착 절차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영국 총리와 당사자 등이 지난 5일 모여 자치정부의 22일 재건을 합의했기 때문이다. IRA의 새 발표는 그 합의 직후에 나왔었다.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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