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의 화려한 부활. N세대에 대한 중년의 반란.나훈아가 대구 동성로를 완전히 평정(?)했다.
'간간이 너를 그리워하지만 어쩌다 너를 잊기도 하지. 때로는 너를 미워도 하지만 가끔은 눈시울 젖기도 하지…
음반 노점상이 순위를 매기는 속칭 '길보드에서 나훈아의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가 1위를 휩쓸고 있고 노래방에서도 최고 애창곡으로 떠올랐다. 오랫동안 신세대의 디지털 음악이 장악해온 음반시장에 일대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동성로 노점상들에 따르면 나훈아 테이프 판매량은 노점상마다 하루 평균 40~60개.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는 100개 이상도 팔린다. 매상의 절반 이상을 올려주는 '대박이 터진 셈이다.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절정인 클론, 핑클 등 젊은 댄스가수들에 조금도 밀리지 않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노점상 김모(42)씨는 "아무래도 나훈아를 잘 아는 40대 이상 연령층이 많이 찾지만 청소년들도 삼삼오오 몰려와 사간다"며 "학생들 사이에선 '나훈아 노래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나훈아의 인기는 노래방에서도 폭발적이다. 시내 ㅇ노래방 이정수(35·여)씨는 "중장년층 팀이면 어김없이 한 번은 꼭 부르고 간다"며 "따라부르기 쉬운데다 가사가 중장년층에게 호소력이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노래방에 간다는 회사원 허영석(33·경산시 북부동)씨는 "지난달 나훈아 콘서트가 대구에서 열린 뒤 입소문을 통해 듣고 좋아하게 됐다"며 "친구들과 서로 부르겠다고 다투거나 점수내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봄에 나온 이 '중고 신곡이 지금 뜨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복고풍조와 함께 최근 콘서트에서 50대의 나훈아가 보여준 열정적인 무대매너에 아줌마 부대가 열광한 것도 한몫했다.
이런 '나훈아 신드롬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세대들의 현란한 음악에 밀려 숨죽였던 성인음악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라는 진단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시대에 피곤을 느끼는 아날로그시대에 대한 향수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석도 있다.
李尙憲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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