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살인사건은 어른들간의 치정에 철모르는 아이들이 희생당했고 미리 막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내연관계인 남자의 아내를 십여차례 온몸을 찔러 무참히 살해하고 어린 아들을 아파트밖으로 집어던진 진씨 역시 남편을 두고있다는 점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5월 초순 대구시 중리동 진달래 아파트 앞에서 진씨가 아내와 아들을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해 이현파출소에 신고하는 등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평소 진씨의 범행 시도가 대단히 집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점에서 이씨를 포함해 심지어 경찰까지 진씨의 범행을 어느정도 예견하고 막을 수는 없었을까하는 아쉬움을 던지고 있다.
이웃주민 박모(40)씨는 "거의 매일 여자가 찾아와 협박을 할 때 미리 조치를 취했으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아파트주민들은 공포로 몰아 넣은 사건에 치를 떨었다.
신씨와 아들 준영(가명)군의 시신이 안치된 가야기독병원 영안실에는 친지들과 주민들이 찾아와 땅에 떨어진 윤리를 탓하며 어처구니 없이 죽은 가족들을 위로했으며 동생을 잃은 수영(가명)양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졸지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이씨도 "지난 88년 대학을 졸업을 한 뒤 삼성라이온즈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끝내 꿈을 접어야했던 아픈 과거를 뒤로 한 채 성실하게 살아보려고 했지만 한 순간의 실수가 큰 화를 불러 일으켰다"며 "죄는 자기가 지었는데 억울하게 처자식만 희생되었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활달한 개구쟁이로 유난히 태권도를 좋아했던 준영이. 어른들의 불륜으로 꿈을 펼치기도 전에 씩씩하고 해맑은 웃음만을 남긴 채 하늘나라로 간 준영이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 마다 눈시울을 붉히며 혀를 찼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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