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공사장 사고는 인재"

지난 1월 발생한 대구 신남네거리 지하철2호선 공사장 붕괴사고 지점이 공사전 실시한 지질조사에서 대단히 연약한 지반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당시 사고가 불가항력이 아닌 인재(人災)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사)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가 사고 이후 안전진단을 실시해 '기술상 불가항력적 사고였다'고 발표한데 대해 검찰이 절차와 내용을 문제삼아 법원에 전문기관의 감정을 신청, 사고 원인을 재조사키로 한 시점에서 밝혀져 주목되고 있다.

대구YMCA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17일 신남네거리 공구의 토목공사를 한 (주)중앙지하개발이 지난 97년 10월22일~25일 사고지점에 대한 2차 지질조사를 벌인 결과 설계 감리회사인 (주)동부엔지니어링의 95년 3월 1차 지질조사와는 판이하게 연약지반으로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주)동부엔지니어링은 당시 붕괴사고 현장의 지질은 지상~지하 9m는 토사, 풍화암, 연암층 등 연약 지반이며 9~22.5m는 보통암, 22.5~31.2m는 경암층인 것으로 조사, 9m만 파면 암반층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설계·시공했었다.

그와 달리 (주)중앙지하개발이 시공을 위해 3개공을 실제 시추한 결과 23m까지 단층파쇄대와 세일층으로 이뤄져 있어 지반이 매우 연약했으며 암반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

시민단체들은 따라서 시공사가 지질 전반에 대해 정밀하게 재조사, 당초 설계와 시공방법을 전면 변경해야 하나 시공사인 (주)삼성물산 등이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을 위해 설계를 일부 변경해 공사를 강행, 사고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대구시는 (주)중앙지하개발의 2차 지질조사 결과를 통보받아 지질 상태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묵인했고, (주)삼성물산은 사고가 나자 하청업체인 (주)중앙지하개발에 2차 지질조사 관련 서류를 파기토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전문가들은 "단층파쇄대 등 연약지반의 경우 침식, 붕괴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돼 터널 등 토목공사 과정에서 외부 힘을 받을 경우 지층이 변형돼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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