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산업 새국면

인터넷 산업의 전세계적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는 중이라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등장했던 적잖은 기업들이 속속 도산하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은 앞으로 그 자체로 이윤을 내기 위해 집중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며, 이 분야에서의 미국 지배가 종료되는 국면도 곧 시작되리라는 것이다.

◇잇따른 도산=안그래도 어려워진 미국의 인터넷 닷컴 기업들이 관련 주식 인기까지 떨어진 후 에인절들로부터도 외면당해 위기를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이 25일자로 보도했다.

가장 최근에 무너진 유명한 것은 부 닷컴(Boo.com, 의류소매업), 토이스 마트 닷컴(Toysmat.com, 장난감 소매), 바이올렛 닷컴(Violet.com, 팬시상품 소매), 이페이션트 닷컴(ePatients.com, 환자 관련), 크래프트숍 닷컴(Craftshop.com, 취미.공예품 소매) 등.

월트디즈니가 최대 주주였던 토이스마트가 쓰러졌으며, 크래프트숍은 파산신청을 했다. 온라인 음반 판매업체로 유명한 시디나우 닷컴(CDnow.com) 관계자도 자체 경쟁력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인터넷 주가 폭락 후 알타 비스타 같은 성공한 닷컴도 기업공개를 미루고 있을 정도.

◇닷컴기업들의 변신 단계=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 24일 "수백만 달러의 광고비와 마케팅비를 들이면서 자사 인터넷에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려던 시기는 지났다"며, "이제는 인터넷의 이익 창출 여부가 중요해졌다"고 정리해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를 3단계로 구분, 1995∼98년 사이의 첫단계에서는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찾게 할까에 관심두던 시기라고 말했다. 그 후 2, 3년에 걸쳤던 두번째 단계는 "어느 정도 초창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총 판매액을 중요시하던 시기"였다는 것.

그러나 지금 닥친 새로운 단계는 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질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온라인 상거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게이츠의 주장이다.

◇미국 시대의 종언=지난 23일자 USA투데이 잡지는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 IDC를 인용, 내년 중반쯤이면 유럽의 인터넷 사용자가 미국을 능가하고, 그곳 온라인 거래 매출이 1997년 200억 달러에서 2004년 1조3천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인터넷 사용자는 현재 1억2천만명으로 3년 전 보다 2배로 늘어났다. 이는 외국 기업들이 앞선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 기대어 활로를 찾으려던 시대가 종료됨을 의미하는 것. '아라비아 온라인' 설립자는 "4년 전만 해도 미국 기업들과 합작하기 위해 외국기업들이 안달했으나, 지금은 거의 대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리콘 밸리 사정도 심상치 않아, 미국에서 인터넷 지식과 경험을 습득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멕시코 '엘 시티오'사 사장은 미국에서 훈련받은 자국인들이 중남미로 돌아가 인터넷 창업사를 경쟁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중국계 웹사이트 '알리바바 닷컴' 창업자는 "실리콘 밸리에서 프로그래머 한사람을 유지하려면 5만~10만 달러를 줘야해야 하나 중국에서는 그 돈으로 10명의 젊고 유능한 인재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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