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장 찾은 어린 관객들 폐끼치지 않는 예절에 관심을

요즘 들어 부쩍 숙제를 위해 공연장을 찾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좀처럼 순수 예술공연에는 관심 없는 요즘의 청소년들이고 보면 억지로나마 공연장을 찾게 만들어 공연문화를 직접 체험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겠다는 교육 당국의 순수한 의도는 분명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연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숙제 제출용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확보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그나마 프로그램 확보 후 차라리 공연장을 나가 버리면 고맙기라도 할텐데, 숙제를 해결한 이들은 그때부터 로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객석 내에서조차 마구 소란을 피워 선량한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실례로 지난달 26일에 있었던 시립교향악단 공연때는 참다못한 외국인 지휘자가 객석을 향해 'Go Home' 을 외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시장바닥 같은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시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 것이며 학생들은 또 과연 무엇을 느끼고 돌아갈 것인가.

애꿎은 학생들만 탓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들을 억지로 공연장을 찾게 만들어 놓고 정작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는 어디에 있는가. 그저 무책임하게 등만 떠밀어대는 일선 교사들에게 분노하고 무엇이 부끄러움인지도 모르는 교복떼들의 철없음이 서글플 따름이다.

김찬극(cine1895@k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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