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왕건 후광

'팔공산에 가면 태조 왕건이 있다(?)'

최근 TV드라마 '태조 왕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팔공산 일대에는 초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시민들이 연일 몰려 역사탐방 명소로 급부상했다.

지금의 동화사, 파계사 일대는 후백제의 견훤이 신라를 공격해 경애왕을 죽이고 약탈을 자행하자 왕건이 군사를 이끌고 공산싸움을 벌였던 곳이고, 동구 지묘동 신숭겸 장군 유적지는 왕건이 견훤군에 밀려 위험에 처하자, 신 장군이 태조와 옷을 바꿔 입고 왕을 피신시킨 후 전사한 자리.

이곳에는 매일 수백명의 단체 탐방객이 찾아와 1천여년전의 역사를 새로 음미하는 열기로 뜨겁다.

무엇보다 팔공산 일대는 태조 왕건의 땀과 고통이 배어있는 지명이 많다는 게 흥미롭다.

왕건이 공산싸움에서 크게 패했다는 데서 유래된 파군(破軍)재, 지묘동 뒷산에 피신해 "왕건을 살렸다"다는 뜻에서 왕산(王山), 왕건이 혼자 앉아 잠시 머무른 곳이라 해 봉무동 독좌(獨座)암, 왕건이 도망치다 이 곳에 이르자 어른들은 피난가고 아이들만 남아 있어 붙여진 불로(不老)동, 겨우 위험을 피해 한숨을 돌리고 찌푸린 얼굴을 활짝 편 곳이라 해서 해안(解顔)동 등등.

달이 반야이고 중천에 떠 탈출로를 비췄다고 해서 반야월(半夜月), 이 지역에 도달해 마음을 놓았다는 안심(安心), 병사들에게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고 태만함이 없도록 하라"고 해서 유래된 무태(無怠) 등 일반에 꽤 알려진 전설도 있다.

동구청은 왕건의 역사현장을 담은 소책자 2천부를 제작, 역사현장을 탐방하는 학생.시민들에 나눠줄 계획이다.

李鍾圭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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