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겹친 농산물 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신음하고 있다. 시설하우스 농작물이 출하되는 요즘 예년과는 달리 과일.채소 등 거의 모든 작물에 걸친 가격폭락은 경북을 비롯,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농가의 타격은 극심한 상태다. 특히 김천.상주.문경.칠곡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포도는 한.칠레 농산물협상에 따른 대량수입이 예고된 상태여서 포도재배 기반까지 우려하게 됐다.
가뭄등으로 생산량이 예년보다 10~20%줄어 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양파.대파 등 일부작물은 지난해보다 되레 내려 생산비를 건지지 못한 재배농가가 밭을 갈아엎는 눈물겨운 실정은 대책의 시급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정부는 배추밭을 그대로 갈아엎는 등 산지폐기농산물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선거때만 되면 농가 및 탕감 등 빛좋은 살구식의 사탕발림 공약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농사를 망친 농가에 대한 정책자금사용은 적절한 대책이다. 말로만 하는 불신을 가져오는 정책이나 공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육환경.생활기반의 상대적 열악상태에 빠진 농가에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있어야 한다.
또 농작물값이 떨어지는 주원인인 값싼 외국산 농산물 대량수입을 적절하게 제한해야 할일이다. 상대국가와의 무역마찰등을 감안하는 수입량 책정은 파장이 엉뚱한 곳으로 튀지않는 대책이다. 이의 좋은 예가 중국과 불거진 마늘 파동이다.
우리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농산물수입에도 미친다. 오렌지 수입이 대표적인 실례다. 미국에서 과잉생산으로 값이 18㎏ 한상자당 예년의 23달러선에서 9달러선으로 떨어지자 대기업들이 앞다퉈 수입해 국내의 수박.참외.사과.딸기 등 과일의 값이 심한 것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밑도는 등 연쇄파장을 몰고 있다. 당국이 집계한 오렌지 수입량이 5월말 현재 7만t을 훨씬 넘어서 지난해 한햇동안의 3만853t을 2배이상 초과해 과일류 값 폭락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우리가 또 생각해야 할 일은 생산량을 정확하게 예측한 출하조절과 소비촉진방안 등 값안정대책이다. 소비촉진은 1회성에 그칠일이 아니라 평시에도 지속해야 한다. 반짝하는 캠페인으로는 농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생채기만 내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농민들도 떼거리 농사를 버려야 한다. 어느 작물이 수입이 좋았다하면 너도나도 따라가 기존의 기반을 허무는 예를 교훈으로 삼아야할 일이다. 고통의 농촌을 살릴 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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