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제 '허실'-(하)회생가능성 진단

대구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가. 전문가들은 어렵지만 그렇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다른 지자체보다 여건이 좋은 건 아니지만 낙담만 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섬유산업의 구조고도화가 절실한 과제. 범용성 직물만 생산하다가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 섬유산업을 성숙시키지 않으면 대구 경제는 탈출구가 없어진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정우영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은 '추진 방향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결론은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가야 지역 경제가 회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사실 섬유를 내놓고 대구경제를 얘기할 수 없다. 한국 섬유·패션산업에서 대구 섬유의 비중은 막대하다. 총생산액의 28%, 수출의 26%를 차지한다. 지역 경제에서 섬유의 비중이 높기도 하지만 섬유를 고부가가치화 하는 것이 우리 경제 회복의 지름길임에는 이론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시의 독주보다 지역 섬유인들이 모두 의욕을 갖고 이 사업에 참여하고 지원하는 협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공단을 조성, 싼 값에 분양하고 대기업 및 지역을 떠난 연고 기업을 유치해 지역총생산을 높이는 것도 경제 회복의 급선무. 대구상의 김규재 상근부회장은 '성공 유망 분야의 대기업 유치가 대구의 운명을 좌우한다좭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하나가 지역 5인이상 전체 제조업체 생산액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기업을 유치할 때는 특혜 부여에도 인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이정인 대구경북개발연구원 지역연구실장은 대구를 단순히 공단 도시가 아니라 비즈니스 거점 도시로 만드는 플랜이 나와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꼬모 등 섬유생산기지를 거점으로 패션중심 도시가 된 밀라노처럼 대구도 경북권 생산도시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광역도시화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통관·세무·물류기지 등 각종 생산적 서비스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벤처·첨단기업 육성은 21세기 지역 생존 산업 활로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섬유산업 못지 않게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김한규 계명대 경제학과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제시한다. 공장만 잔뜩 유치한다고 대구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는 '대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기계 공구산업, 벤처 및 물류산업 육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인 실장은 대구는 '거대한 소비시장과 우수하고 풍부한 노동력, 비교적 발달된 교통망과 교육여건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보다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이 함께 나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 배광식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산업기반이 비슷한 대구경북이 지금까지의 경쟁적 자세에서 벗어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다른 지자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런 견해는 비단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지만 지금은 절박성으로 인해 과거와 엄청나게 다르게 와닿는다. 한 곳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하면 다른 곳에서 끼어들기를 해 서로 불편해지고 피해를 당하는 사례들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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