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국민들의 반응은 새 역사가 만들어 졌다는 사실에 환호성이 이어졌다. 통일을 향한 첫걸음인 두 정상의 만남이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어서 탄성을 질렀다. 당국에는 예고된 것이라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김대중 대통령 영접은 정말 극적인 것이었다. 우리 표현대로라면 깜짝쇼였다. 일종의 감동이기도 했다. 그리고 빨치산 대장의 딸이 만수대 의사당을 안내하는 모습도 지금까지의 남북관계를 뛰어 넘는다. 55년만에 이루어진 정상회동이 겉으로는 분단된 땅의 이념 대립을 한순간에 털어 버리는 듯한 새날이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눈은 두개였다. 재일동포들도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는 관계없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내가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한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남북통일이 실현가능한 일로 우리앞에 다가왔다"는 일본 영주 한인의 심정 피력은 남북지도자 회담을 역사적인 일로 동의한다는 얘기다. 역사적인 흐름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대세론이다. 통일로 가는 길에 민족의 역량을 집중하자는 염원이 표현이다.
중국.일본 등 외국의 반응도 '한반도 정세 발전과정에서 대사건이자 좋은 일'이라고 했다. 독일의 한반도 문제전문가는 이번의 정상회담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촉진 하는 계기로 보았다. 또 이번 회담은 폐쇄체제를 견지해온 북한에 큰부담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결국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평가다.
그러나 부정적인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지(紙)는 '북한측이 거의 대가없이 한국측의 양보를 끌어 내는데 그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최악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 방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내부적인 권위를 강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냉정을 호소한 대목이다. 이렇든 저렇든 결과만 좋다면야 통일은 성큼 민족 앞에 설 것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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