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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터지는 청문회 국민을 물로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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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헌정사상 최초로 열린 이한동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야간의 정략적 공방과 의원들의 준비소홀, 불성실한 답변으로 국민들에게 또한차례 실망만 안겨줬다.

시민들은 앞으로 계속될 3부 핵심보직에 대한 인사청문회마저 이날처럼 여당의 감싸기와 야당의 궁색한 공세로 변질돼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로 그칠 경우 '도대체 왜 하는데?'하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은 TV생중계를 지켜보며 "도대체 청문회가 여야 공방전의 자리인지 국무총리의 소신발표의 장인지 모르겠다"며 "외국처럼 꼼꼼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질문과 진지한 답변이 오가는 청문회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을 우롱한 청문회"라며 중간에 TV를 꺼버리거나 '채널'을 아예 돌려버렸고, 방송사들도 시청률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자 이날 오후4시쯤 생방송을 중단했다.

대학생 김수정(22·여)씨는 "잔뜩 기대를 하고 지켜봤으나 실망했다"며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가 하면 질문하는 의원들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5, 6공 청문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그대로 재탕됐다"고 꼬집었다.

주부 박명선(42·수성구 만촌3동)씨는 "의원들의 질문이 상식이하"라고 비난한 뒤 "부동산 투기의혹이 있어 보이는데도 양쪽 모두 어물쩍 넘어가는 불확실한 태도를 보고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수개월에 걸쳐 공무원의 재산, 이력, 도덕성 검증자료를 모은뒤 청문회에 활용하는 외국사례를 들며 인사청문회의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청문회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공무원들의 행정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의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선 불성실한 질문과 답변, 편들기 등 폐해를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여야간 공방전으로 청문회 본질을 희석시키는 오류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공무원의 진정한 국정수행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朴炳宣기자 lala@imaeil.com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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