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25 학도병들 50년만의 졸업장

'조국수호를 위해 오랫동안 반납한 뜻깊은 졸업장'24일 오후3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대구상업정보고 대강당. 희끗희끗한 백발의 칠순 노인들이 50년만에 명예 졸업장을 받아들고 감회에 젖었다. 명예졸업장은 노병들이 보낸 지난 격동의 세월을 보상하는 '새 훈장'이었다.

1950년 6월 낙동강전투때 대구의 수많은 10대들은 책가방을 내던지고 총을 잡았다.

최세환(69.대구시 달서구 대곡동)씨는 "50년만에 전우들을 만나고 졸업장도 받으니 감회가 새롭다"며 "50년 8월 이등병으로 포병50대대에 배속된 뒤 영천전투를 시작으로 평안남북도의 경계지점인 청천강까지 올라가면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대구상업중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하고 학도병으로 자원한 학생들은 50여명. 이 가운데 대구지방보훈청이 현재 생존을 확인한 노병은 17명에 불과하다.

이날 명예졸업장 수여식에는 전국 각지에 흩어진 노병 5명이 참석했고 6.25 당시 전사한 고 백수현씨의 어머니와 지난 85년 숨진 장중근씨의 부인이 자리를 함께 해 눈시울을 적셨다.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열린 이날 전장에서 스러져간 전우들을 추도하듯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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