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독 시험은 우리학교의 자랑입니다. 나는 명예로운 포철동초등 어린이로서 첫째,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남의 시험지를 보지 않겠습니다. 둘째…"
27일 오전 10시 포항제철동초등학교(교장 김칠용) 3~6학년생 709명 전원이 양심선서를 한 후 1교시 국어부터 무감독 시험에 들어갔다.
학교측은 시험에 들어가기 앞서 학생들에게 정직을 주제로 한 동화감상과 무감독 시험 실시 배경, 학교장 특강, 저명인사 영상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정직한 학생이 되어줄 것을 주문했다.
앞으로 모든 교내 시험을 무감독 양심시험으로 실시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도 '무감독 시험 실시 배경과 가정에서의 정직한 생활지도 방법'에 대해 가정통신을 보냈다.
또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직 생활을 실천할 경우 명예카드를 주고, 명예카드가 일정량 이상이면 학교장 표창도 수여할 예정이다.
시험시작 전 처음으로 감독 없이 치른다는 사실에 들떠(?) 있던 학생들은 문제지가 돌려지자 이내 조용해졌다. 킥킥거리는 모습은 잠시, 감독교사가 있을 때보다 표정과 자세는 더 진지해졌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계실 때는 괜히 눈치도 보고 했는데 우리끼리 시험을 치르니 다른 곳을 쳐다보기가 더 불편했다"면서 "시험 치기 전이나 시험 중간에 보여달라는 친구도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정직한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감독 시험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시험분위기가 생각보다 좋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포철교육재단은 앞으로 산하 초등5개교에 이어 중·고등학교에도 무감독 양심시험을 연차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포항·林省男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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