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호림동 성서공단 3차 2단계 기반조성공사장. 습지와 농지를 정리해 공단부지를 조성하는 이 곳에서 폐 비닐, 폐 실타래, 폐 스티로폼 등 각종 산업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이 대량 쏟아져 나왔다. 당국의 추산으로만도 최소한 2만5천여t. 10t 트럭으로 계산하면 2천500여대 분량의 엄청난 산폐물이 불법으로 묻혀있다. 불법매립 현장은 전체 부지 45만평 가운데 수만평에 달할 만큼 광활하게 퍼져있다.
이 곳의 터고르기 작업을 해온 삼성중공업은 현재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 3월 산폐물을 발견한 뒤 공사 감독기관인 대구시종합건설본부에 처리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 곳 산폐물의 불법 매립 사실을 10여년전부터 알고 있었다. 주로 야간에 트럭으로 산폐물을 실어나르는 것을 보고 구청과 시청에 신고도 하고 진정도 했으나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 때문에 당국의 묵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수년동안 트럭으로 각종 폐기물을 실어다 버린 사실을 신고했으나 확인 조사를 나온 공무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주민 최종인(41)씨는 "조금만 땅을 파도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4, 5년전까지도 불법 매립이 공공연하게 있었지만 대구시와 구청은 신고를 받고도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와 구청 관계자들은 "주민들로부터 쓰레기 불법 매립사실을 신고 받은 적이 없고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기 때문에 불법 매립이 장기간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 역시 매립 쓰레기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성분조사를 실시, 지정.일반.건축폐기물 등으로 분리해서 각각 처리해야 하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성분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의 신고를 받고 지난 4월 말 성분조사도 거치지 않은 산폐물을 대구시 달성군 방천동 쓰레기 매립장에 매립하려다 실패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소한 2만5천여t이 묻혀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매립량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건설본부는 지난 98년 공단조성 실시 계획 당시 토양조사를 실시하면서 쓰레기 불법 매립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막대한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추가로 충당해야 할 형편이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중순 자체 조사결과 산업폐기물은 없었고 생활쓰레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서 성분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성분검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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