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과 전쟁을 소재로 한 우리나라 영화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증언' '들국화는 피었는가' 등 반공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았다. 80년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던 전쟁영화는 90년대에 와서야 '남부군'·'태백산맥' 등 의식있는 작품들이 나왔다.1955년에 나온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은 초기 반공영화의 대표작. 지리산 빨치산의 만행과 여대원을 둘러싼 갈등과 자유의식을 그렸다. 4·19 혁명후 제작된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은 김진규·최무룡·문정숙 등의 주연배우들이 출연한 해방후 한국영화 최고의 걸작중 하나. 한 월남가족의 붕괴를 통해 절망적인 전후 사회를 그린 리얼리즘 영화로 5·16 후 상영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빨치산의 비극을 그린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90년작)은 한국전쟁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하나의 큰 충격이었다. 안성기·최민수·이혜영이 열연하며 이념의 대립이 가져온 인간파괴를 휴머니즘의 바탕위에서 조명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영화로 만든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94년작)도 극우파의 테러협박까지 받는 등 화제를 모았으나 원작이 주는 무게감을 영상화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광모 감독의 98년작 '아름다운 시절'은 한 어린이의 눈을 통해 6·25 이후의 비루한 현실을 들여다 본 영화. 치밀한 영상과 절제된 내러티브(이야기 구조)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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