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2기 후반기 오늘 시작-문희갑 대구시장

문희갑 시장은 여전했다. 의욕이 넘쳤고 간간이 '핏대'도 올렸다. 하지만 조금 지친 듯했다. 안색이 예전보다 못했다. 활력도 떨어졌다. 그도 늙는 것일까. 요즘 집에서 앉았다 섰다하는 운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다리관절이 제대로 말을 듣지않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문 시장은 시장 3선 도전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솔직히 말해 개인적 입신을 위해 더 할 생각은 없다. 7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할만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카고.뉴욕.고베.슈투트가르트가 세계적 도시로 성장한 것은 한 시장이 수십년간 일군 때문"이라며 "대구를 세계적 도시로 만들기 위해 봉사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민선 1.2기를 합쳐 5년간 재임했다. 업적을 든다면.

▲5년전 사진과 비교하면 대구가 환골탈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일 먼저 내세우고 싶은 점은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낙동강.금호강의 수질을 개선, 환경부가 전국 105개 시를 대상으로 수질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구가 1위를 차지했다. 또 도심에 많은 나무를 심었고 수변공간을 개발,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벗었다.

부채는 늘었지만 5년간 7조원 투자, 도시 인프라를 구축했고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다른 시.도보다 나았다고 본다. 경제부문은 IMF파동을 겪었지만 내실과 경쟁력을 갖춘 산업구조로 변모시켰다. 어려운 고비는 넘겼으나 건설부문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앞으로 과제는 2002년 월드컵대회와 국제섬유박람회, 2003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 대구를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시장'으로 자부했으나 대구경제가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경제 문제는 인위적으로 안된다. 시장경제에 맡길 수밖에 없다. 아무리 유능한 시장이라도 하루아침에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 지방정부가 하는 일은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것 뿐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인프라만 구축해놓으면 효과가 나타난다. 밀라노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고 첨단과학산업단지에도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GRDP가 16개 시.도중 가장 낮다고 하나 GRDP가 지역경제 사정을 나타내는 완전한 척도는 아니다. GRDP가 낮은데도 대구의 소비수준이 서울 다음이다. 대구의 용지난으로 경북으로 빠져나간 기업주와 종업원들의 70~80%는 대구에 산다. 이들의 가처분 소득이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행정.정무부시장 자리가 빈데다 뇌물파동과 명예퇴직 등으로 대구시 조직을 재정비해야 하는데.

▲처음엔 신중히 사람을 고르고 일단 임용후에는 믿고 끝까지 일한다는 인사방침을 갖고 있다. 정무부시장을 타시.도보다 늦게 임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행정부시장도 5년간 함께 일했다. 박병련 행정부시장 후임은 행정자치부를 비롯 중앙부처와의 교류협력을 고려, 중앙에서 구하고 있다. 정무부시장은 경영마인드와 국제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찾고있다. 공모결과 대사급 외교관 출신 2명과 현직 대기업 임원 등이 응모했다. 보다 훌륭한 후보를 선발하기 위해 공모기간을 보름정도 연장할 계획이다.

명예퇴직과 서정쇄신으로 빈자리가 많이 생긴데다 몇몇 출자기관의 장도 곧 임기가 만료돼 7월중 인사를 단행, 남은 2년 임기를 함께 할 참모진을 구성하겠다.―대구상의와의 갈등설을 비롯 시장이 지역화합을 위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 대목에서 문 시장은 언성을 높였다) 지역화합을 하려면 시장을 도와야지 흔들면 안된다. 언론이 불화를 조장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 상의 내부의 단결이 먼저다. 지난 6년간 대구상의가 제기능을 했느냐. 경제단체는 상의만 있는 게 아니다.

대구의 낙후성과 불합리성을 고쳐야 선진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스포츠계를 비롯해 문화예술단체, 경제단체 등을 경쟁력있는 조직으로 개편하려다 보니 나를 욕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 시장까지 점잔빼고 있으면 아무 것도 안된다. 대구를 사랑하는 열정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대구가 살기좋은 도시라면 인구가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외부 유입인구의 폭증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삶의 질이 떨어지고 도시환경이 나빠진다. 대구에 미래가 있느냐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단편적 시각이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는 정책은 지금까지 펴지 않았고 앞으로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10년쯤 후에 문 시장이 지역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싶다. 曺永昌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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