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전! 시드니-향토출신 태극전사 출사표

'시드니 신화는 우리가 창조한다'

새천년들어 처음 열리는 인류 대축제인 제27회 시드니 올림픽. 9월15일로 불과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태극마크를 단 대표선수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남은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더위문제는 분에 넘치는 핑계일 따름. 연일 30도가 넘는 가마솥 더위도 태극전사만은 피해 간다. 전사의 앞길에는 오직 돌아오지 못하는 외길만 놓여 있다. 전사들의 머리 속은 '새천년 첫 올림픽에서의 첫 메달'이란 한가지 생각만이 뱅뱅 맴돌 뿐이다. 총 28개종목에 걸린 300개의 금메달을 두고 지구촌 200개국 젊은이 1만5천여명과 겨루어 캐내야 하는 금꿈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 태릉선수촌은 물론 국내외 곳곳에 흩어져 전지훈련으로 비지땀을 흘리는 이 땅의 젊은 태극전사는 7일 현재 22개종목에 걸쳐 모두 278명에 이르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전체종목 28개 가운데 카누와 승마·근대5종·소프트볼·트라이애슬런등 5개종목의 출전선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 테니스에서 추가로 출전 자격획득을 기대할 뿐.

이들 속에 대구·경북의 젊은이들도 고향과 소속팀의 명예를 걸고 뙤약볕 한증막 더위와 씨름하며 새천년 첫메달 꿈을 다지고 있다. 7일 현재 향토출신 또는 지역연고로 태극유니폼을 입고 시드니행 티켓을 예약한 선수는 19명. 이들은 올림픽 4연속 10위권이내 진입을 절대과제로 세운 한국선수단의 목표 달성여부에 적잖은 역할을 할 전망. 대구·경북체육계는 이들 전사들이 2, 3개정도의 금메달 낭보를 전해줄 것을 기대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물론 컨디션 등 여러 상황에 따르겠지만 이들 가운데 양궁과 체조·사격·탁구·유도·핸드볼·레슬링 종목의 출전선수들이 메달권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궁의 장용호와 김수녕은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단체2위에 한몫했던 장용호는 지난해 세계신기록 수립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초 예천군청에 새 둥지를 틀었던 신궁 김수녕은 88년 서울 올림픽 2관왕에 이은 또하나의 신화창조가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금낭보를 전할 선수로는 올해 여고를 갓 졸업하고 실업 초년생이 된 최대영을 꼽을 수 있다. 최대영은 올림픽개막 바로 다음날인 16일 여자공기소총에서 금맥캐기에 나서기 때문. 지난4월 올림픽대표 1차선발전에서 만점(400점)을 맞춰 비공인 세계신기록과 함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또 6월 시드니 현지훈련에서도 만점에 1점 모자라는 399점을 쏘는 등 정상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포항 동지여상 때부터 발군의 실력을 발휘,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착실한 기반을 다졌다. 지금도 용광로 더위속에도 아랑곳없이 금 담금질에 전념, 시드니 300개 금메달 중 제1호를 기록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유도의 '돌아온 탱크' 정성숙도 나이가 비록 많기는 하지만 기대가 큰 태극전사.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뒤늦게 현역으로 되돌아와 시드니티켓을 확보한 정성숙은 올들어 국제대회 63kg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때 동메달에 그쳤던 정성숙은 이번에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유니폼을 벗을 각오다.

96년부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레슬링의 김인섭은 그레코로만형 58kg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제1인자.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세계대회서 잇따라 1위를 석권하며 금소식의 전망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체조의 간판인 이주형은 지난해 10, 11월 세계대회서 평행봉에서 잇따라 1위를 기록하는 등 정상의 컨디션을 보여 메달권 진입이 점쳐지고 있다. 육상에서는 높이뛰기 세계랭킹 11위인 이진택과 이봉주와 함께 출전하는 마라톤의 백승도가 비지땀을 흘리며 메달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와함께 여자펜싱선수로는 플뢰레에서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낸 서미정과 향토의 탁구명성을 짊어지고 출전하는 이철승·오상은·이은실 등도 연일 태극 유니폼을 땀으로 적시고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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